내가 만드는 하루

by 은조

죽고 사는 것이 나의 소관이 아닌 것을.


그렇다고 온 마음을 다해 죽고 싶은 것도 아니고 또 그렇다고 살고 있는 것이 행복이라 여겨지지도 않는 이런 현실만큼 미적지근하고 의미 없는 인생이 또 있을까?


근데 이런 하루 이런 일상, 인생의 기준을 만들어 가는 건 그 누가 할 수 있는 것도 아닌 내가 할 수 있는 것.


행복과 불행, 내가 만들어 가는 것이라는 것이리라.

그러니 나는 스스로 바꿔 나가야만 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 힘들다는 감정에만 휩싸이다 보니 눈뜨는 아침이 고통으로 그 자체였다. 어라? 이런 내가 아닌데…


개인적으로 아침에 눈을 뜨고 새롭게 시작되는 첫 순간을 새롭게 태어났다고 표현할 정도로 그 정도로 새롭게 주어 지는 일상이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님을, 엄청난 특권이라 여기는데.... 그러나 막상 현실 속 고통에 짓눌리다 보니 감사함 따윈 이미 잊어버렸던 것이다.


도저히 고통 속에 허우적거려선 안 되겠다 싶어 벗어나고자 첫 번째로 했던 생각은 가장 많이 했던 선택, 극단적으로 그 고통의 원인에서 벗어나려고 했다. 버티기보단 그만하기로. 그게 어떤 것이든


그러나 그것이 답이 아니라는 걸 몇 차례 경험을 통해 겪어봤기에 쉽게 행동으로 이어지진 못했고 그러다 보니 계속 반복된 기분 더러움의 나날들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 도돌이표였다


그렇다면… 생각을 바꾸는 수밖에! 생각의 전환!

이대로는 안되지 어차피 살아야 하는 인생. 타인 때문에 내

기분이 계속 안 좋고 늘 고통 속에 사는 건 너무 안쓰럽고 인생이 길고 답이 없으니-


일단 최고 불행의 원인을 가만히 생각해 보았더니 역시, 내 마음대로 조절할 수 없고 감정 표현할 수 없는 직장 생활.

내가 가장 싫어하고 힘들어하는 그 사람.


일이 힘든 건가? 물론, 일도 배우는 단계라 힘들지만 그래도 같은 포지션에 다른 사람들과 있을 땐 그렇게까지 버겁고 고통스럽지 않았던 상황 속에서 느꼈었던 차이를 경험하며 불행의 원인을 분명해졌고 그렇지만 그 사람과 만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은 앞서 말한 듯 그만두는 극단적인 한 가지 방법뿐이니 그건 마지막 최후의 방법으로 남겨두고 할 수 있는 최후의 노력을 해보기로 한 것.


큰 결심이 필요했고 크나큰 용기가, 여러 번의 심호흡으로 마음을 계속해서 가다듬을 필요가 있었다. 생각을 누군가에게 말하기 위해 입 밖으로 꺼내기까지.


그 사람을 좋게 생각하고 좋게 바라보기로 하며, 조. 아. 해. 보. 기.로. 했다. 다. 고. 나를 위해서!


근데 불안한 건 꼭 이런 큰 결단의 끝은 배신이라는 것이다.

노력하고자 하면 꼭 머피의 법칙 마냥 꼭 더 기분 더럽게 만드는 경험을 당해본 일이 적지 않았기에 이런 마음으로 고치는 것이 맞는 것일까?! 여러 번 생각해 보았지만 그런들 이런들 어차피 결론은 나의 하루, 나의 앞날을 위함이니 일단 좋은 쪽으로 해보기로 한 것이다.


마음을 단단히 가진채 출근한 첫째 날. 상대방은 내 마음을 모르니 혼자 어색해하며 경계의 끈은 놓지 않고 다가갔다. 그동안 받은 상처 감정들이 많은 만큼 하루아침에 다 풀릴 순 없었지만 그런대로 평소보단 마음이 편했다. 뭐, 하루긴 했지만?


알게 모르게 평소와 달리 긴장감을 살짝 풀고 일을 하다 보니 내가 잘하지 못하면 확신이 없고 능력이 없는 일을 해내야 한다는 압박감에 늘 두려움이 공존해 마음이 늘 어두워있었다는 걸 스스로 깨닫는 순간이었다.


그냥 시간의 순리대로 받아들이면 되는걸.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 주고 싶지 않고 못한다는 소리 듣고 싶지 않으며 모르는 걸 맞닥뜨려 식은땀 줄줄 흘리며 얼굴 붉어지는 나 자신이 싫어 잘하고만 싶은 마음이 있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건 나의 크나큰 욕심이라는 것. 모르면서 뭘 잘하려고 하는 건가? 지금, 타인들의 능력은 시간이 쌓이고 경험치가 쌓여 완성된 결과물인 것을 그걸 빠른 시간 안에 가지려고 했으니 얼마나 어리석은 생각이란 말인가.


경험치에 묻히고 싶은 나는 계속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의존하고 의지하고 싶었다. 틀리고 싶지 않아 꼭 확인을 받아야 했고 그래야 안심하며 마음이 진정되었다.


내가 맡은 일에 강박적으로 빠르게 일을 끝내려고 했고 그러다 보면 그것에만 꽂혀 마음이 조급해지고 불안해진다.


일을 하는 순간, 그 상황에만 빠져 아이들에게 아무런 신경을 쓰지 못했고 늘 퇴근하고 나면 지칠 대로 지쳤으며 영혼까지 빠져나가는 듯한 기분이 반복되었다.


거기다 기분까지 안 좋은 날들이 많으니 매일 저녁 아이들을 재우고 맥주를 마시며 혼자 울다 잠드는 패턴의 일상이 이이 져갔으니 얼굴은 점점 어두워져 갔다.


그렇게 출근하곤 다시 밝은 척 에너지를 쏟고 집에 돌아와선

어두움만 쏟아내고 지쳐 침대에 널브러져 주정뱅이처럼 맥주만 퍼 마시고 있는 나.


최악인 걸 알면서도 이렇게라도 해야 버티지.

이게 그나마 나를 버티게 하는 힘이지. 이상한 보상심리를

찾으려 했다.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다른 방법은 없었다. 순간 빠르게 마음을 눌러주며 위로해 주는 건 그것뿐이었으니까-


그러나 매일 반복되면서 우울의 골은 깊어져만 갔고 여기서 더 이상 깊어져 간다면 견뎌내기 힘들 수 있겠다는 걸 평소와 같은 어느 아침출근한 나에게 힘들면 혼자 참지 말고 말하라는 남편의 말을 들으면서 위로와 용기를 얻었다.


그래, 내 옆엔 가족들이 있지! 내가 행복하게 살려고 일하고 주인생의, 살아가는 이유와 목적은 가족들과 행복이지!

그럼 내가 그 외 것들에 크게 스트레스받을 이유도, 그것들에

스트레스받는다고 내 소중한 인생을 침해해선 안된다는 것!


정신이 돌아와 올바른 사고가 박히고 다시 나다운 나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단번에 백프로로 올라오진 못하지만 살아가면서 버겁고 또 늪으로 빠지려 들 때 들어갔던 경험의 데이터로 보호할 수 있는 조금은 강인해지고 조금은 지혜로워진 나로 만들어 가는 하루하루가 되길.


그러니 역시 순간 순간이 모인 의미 없는 하루는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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