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유이자 대단히 중요한, 전부인 걸 놓치고 살고 있다는 것을 딸아이, 서윤이의 학교에서 시험 본 받아쓰기 점수가 30점이라는 것을 아들에게 전해 듣고나서부터 심각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할머니랑 단둘이 밖에서 저녁을 먹고 온다며 나간 딸아이.
아들은 감기 기운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아 집에 있었고 이미 퇴근 전, 그 소식을 전해 들은 난 퇴근길에 포장해 온 갈비탕을 바글 끓이며 뜨끈뜨끈하고 든든하게 아들 먹일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 나를 보며 아들이 하는 말.
엄마, 서윤이 받아쓰기 30점이래 근데 엄마한테 말하지 말래
모르는 척 해-
딩딩딩- 순간 정말 멍~~ 해 졌다.
그래, 전날 아무런 연습을 하고 가지 않았지..?!
근데 그렇지만.. 아무리.. 그래도 뭐! 30점?! 30점이라고??!!
근데 왜 연습을.. 안 했지? 나 왜 아무런 신경을 쓰지 않았지? 왜긴 왜야 내가 피곤하다는 이유로 귀찮다는 이유였지..
받아쓰기 시험이 있을 거라는 알림장을 봐놓고도 넘겨버렸고 스스로 하겠지, 미뤄둔 채 그렇게 생각하고 싶었던 거였지 뭐.
머리에서 오고 가며 주고받는 대화. 답을 쉽게 찾아내며 며칠 동안 일어났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기 시작했다.
이번 딸아이 상황뿐만 아니라 아들의 게임 조절이 필요했던 순간에서도 결국 내 몸이 피곤하고 귀찮으니 말하기 버거워지며 정해진 시간이 아니고 약속한 순간이 아닐지라도 못 본 척 말하지 않고 넘어가기 일쑤였고 그것이 탈 날 것이라는 것도 모르지 않았음에도 크게 관여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그렇게 하는 것이 자연스레 당연해졌고 그러다 보니 아이가 조절하지 않으려 드는 것이다. 모든 것이 나의 안일함과 게으름. 피곤하다는 핑계-
결국 아이들보다 내 상황이, 당장 맞다고 드려야 하며 펼쳐지는 매일의 내일, 내 상황 속 일들이 두려웠고 먼저였고 중심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새로 배우는 일들에 대한 걱정들이 항상 마음속 가득 들어차 있어 그것만으로도 감당하기 버거웠고 그거 익히기 어려워 그 외 일상들과 아이들에 관심을 쏟을 작은 마음조차 가지지 못했던 현실이었던 것.
여유 따위가 있을 때 바라볼 존재가 아니고 근본적인 이유와 중심에 아이들이 있고 내가 살고 싶고 살아가려 노력하며 하루하루 나아가는 것에 가장 큰 이유는 내 전부인 아이들인데...
내가 너무 크고 제일 소중한 것을 옆에 놓아두고 있었다.
뭐가 우선인지 사리분별하지 못하고 굉장히 어리석고 착각 속에 살아가고 있던 것이라는 걸 피부로 느끼면서 지난날에 대한무서움과 이제라도 정신 차릴 수 있음에 감사해야 했다.
여전히 내 일이 버겁고 힘들긴 하지만 우선순위를 정해두고 중심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머릿속에 박아두니 눈에는 아이들만 보이고 그 외에 것에 대해 큰 두려움이 희미해져 간다.
행복해지고 싶은 이유도, 행복해야 하는 이유도 오롯이 우리 아이들 우리 가족의 울타리 속에서 함께하고 싶음이니까-
나의 갈대처럼 흔들리는 감정 속에서 연약함이 전달되어선 안되니깐-
각자의 자리에서 나름 다른 이유로 힘들고 지친 하루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와 안정감과 평안함, 행복감과 세상이 나를 버리 거 같을 때 가장 위로가 되는 아이들 중심에 있는 그런 부모가 되고 싶다. 간절히-
안되면 빠꾸!
굳이 내 중심에 있는 것들을 벗어나게 만들고 이리저리 휘청 거리게 한다면 더 이상 고는 없다! 빽! 빠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