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는 토요일.
전날, 금요일 저녁부터 윤건 서윤이는 장갑 챙겨야 한다면서 꺼내더니 무릎 보호대도 있으면 좋은데…. 라며 은근슬쩍 아쉬움을 내비쳤다.
다음날이 바로 기다리고 기다리던 교회 친구들과 함께 아이스 링크장을 가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미처 무릎 보호대까진 준비하지 못한 엄마는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장갑만 있어도 괜찮을 거라고, 미끄러운데 잘 탈 수 있겠냐며 기대감을 증폭시켜 주며 아쉬움을 달래주었다.
침대에 누워서도 잠들기 전까지 다음날을 상상하며 서로 방 건너 건너 대화를 주고받는 남매의 말소리를 가만히 듣고 있노라니 저절로 입꼬리가 올라가며 충분히 공감되는 기분 좋은 설렘이 느껴졌다.
생애 첫 스케이트라니! 한 가지 아쉬운 건 우리 아이들의 첫 경험이 우리 부부와 함께가 아니라는 것.
사실, 나도 처음 스케이트를 타게 된 것이 교회에서였고 엄마와 함께가 아니었는데....
당일 아침, 스케이트는 에너지 소비가 많다는 걸 강조하며 든든하게 먹지 않으면 타지 못한다고 괜한 으름장을 놓으며 더욱 잘 챙겨 먹였다. 같이 못 간다는 미안함에-
출근 직전까지 옷과 장갑을 한번 더 잘 놓여있는지 본 뒤 나가기 전까지도 장갑! 장갑은 꼭 챙겨야 하고 넘어질 때 엉덩이로 앉으라고, 넘어지더라도 바로 일어나야 한다고 조심하라고
잔소리에 잔소리를 하고 출근길에 나섰다.
역시나 같이 못 간다는 염려에-
오전 근무를 끝내고 퇴근하고 돌아온 집.
아이들이 없어 고요했다. 뭐 하다가 나갔는지 직접 보진 않았지만 보이는듯한 흔적들. 미소가 머금어진다.
하나하나 그 흔적들을 치우며 재밌게 놀고 있는지 생각해 본다 핸드폰을 들었다가 괜히 방해가 될까 연락 올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아이들 데리고 가주고 케어해 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것이니. 때가 되면 어련히 연락 주시겠지-
아이들이 없는 고요한 집안-
모처럼 여유롭게 집안 정리를 마치고 바닥에 등을 대고 누워 보았다. 편안했다.
티브이를 켜서 멍하니 바라보고 있으니 기다렸다는 듯 한분, 두 분, 세분, 같이 가신 어른들이 아이들의 사진과 동영상을 우르르르 보내주시는 것.
그 사진 너머 땀을 뻘뻘 흘리며 신나게 타고 있는 윤건, 서윤이의 모습들. 처음 타는 거라 무서워 넘어질까 옆에 봉을 잡고 있는 모습.
본인 자식들보다 우리 아이들을 뒤에서 잡아주시고 계신 모습들, 떡볶이, 짜장면 등등 맛있게 먹고 있는 모습들이 보이는데…. 너무 감사해서 누워있던 몸을 일으켜 세워 자세를 고쳐 앉아 너무 감사하다고 답장 문자를 보냈다. 눈물이 날 거 같았다.
내 인생의 전부인 우리 아이들에게 진심으로 대해주는 모습에 감동받지 않을 수 어찌 있을까.
그 사진 너머에서도 전해지는 진심인데... 아이들도 당연히 느끼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 않을까?!
그러니 엄마, 아빠가 같이 가지 않았어도 큰 부족함 없이 재미있게 놀 수 있었으리라. 그때의 내가 그랬던 것처럼.
나 또한 늘 다른 아이들과는 달리 엄마 없이 교회 사람들을 따라갔지만 주변 이모, 삼촌들이 진심으로 대해주었기에 부족함을 느끼지 않았다. 그것이 어떤 감정이고 무엇인지 알기에 나는 그저 진심으로 감사할 뿐이었다.
너무 감사해 그 주 교회 간식은 내가 준비했다.
원래는 아이들 간식만 준비하지만 나는 어른들 간식까지 넉넉하게 준비했다. 그러고 싶었다.
애써주시고 힘써주시고 진심을 다해주심에 감사했으니깐, 물론 물질적으로 비할바는 절대 가당치도 않지만 그렇게라도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 내가 그나마 할 수 있는 건 진심 어린 말과 보이는 표현일 뿐이니.
우리 아이들이, 그리고 내가. 이렇게 주변에 큰 마음 부자인 분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어 참 감사하고 참 다행이고 참 기쁘다.
또, 내가 받은 사랑들을 우리 아이들이 그대로 아니, 더 그 이상으로 받고 살아가고 있음에 더욱 감사하다.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