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리도 아니었지만

공개수업

by 은조

지금 생각해도 우습다.

아직도 아들이 3학년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니.... 말이다.


사실, 올해 5학년, 11살이 된 아들의 성장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마음속 계속해서 흘러가는 세월을 부정한다긴 보단 아들의 학년, 나이를 보면 너무 순식간에 커버린 듯해 마음이 싱숭생숭해지며 자주적으로 살아야 한다고 말하는 아들의 독립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렇지만 그래도 5학년.

5학년이라는 사실을 머릿속으론 늘 되새기고 있었는데...

마음은 아니었다는 걸 이번 공개수업을 가면서 진실이 명백히 드러나고 말했다.


남편이 함께 가지 못해 나 홀로 같은 시간에 함께하는 두 아이공개수업을 참관하기 위해 교실에서 교실로 부지런히 왔다 갔다 해야 했다.


누구의 마음도 속상하게 하고 싶지 않았기에 일단 엄마 왔다는 걸 인식시키기 위해 도착하자마자 딸아이 반에 가서 눈도장 찍고 아들반을 가기 위해 나서면서 일이 시작되었다.


분명 우리 아이는 6반인데.... 왜 3학년에 6반이 없는 것인가

혼자 2층, 3층, 4층까지 왔다 갔다-

반대편 건물도 가서 우왕좌왕 난리 난리.........


다시 본 건물로 돌아와 건물 배치도를 보며 찾기 시작했다.

그러다 그제야 깨닫게 된..... 아 맞다, 우리 아들 5학년이지..

혼자 헛웃음을 지으며 아들 반으로 향했고 계단 올라가자마자 있는 아들 반을 두고 혼자 무슨 생쇼를 한 건지.. 기가 막혔다.


계단 올라가자마자 있는 아들의 반.

6반이 보였고 모둠으로 앉아 있는 아들을 보며 안심과 동시에 약간의 허탈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그러나 아무 일도 없던 척 아무 감정도 느끼지 않은 척.


남편은 이런 의미 없는 무너짐을 느끼고 있는 나에게 절대 아들을 품에 잡아두려고 하면 안 된다고, 성장을 인정해 주고 존중해 줘야 한다고 강하게 말하였다.


나도 알아!!라고 강하게 말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머리로는 알지만 마음으로는 아니었다는 게 사실이었으니-


수업이 끝나고 계단 하나하나 내려오며 다짐했다.

5학년, 5학년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고!

그건 단순히 학년의 잊힘이 아닌, 아들의 성장을 부정하지 말며 인정해 주고 존중함을 품기 위한 것이었다.


허기가 급격히 느껴졌고 뜨겁고 칼칼한 자극적인 것이 당겨 혼밥을 즐기지 않지만 머릿속에 둥둥 떠다니던 육개장 칼국수를 먹으러 갔다. 은근한 고민 속에서 갈등했는데 오길 잘했다.

먹기 잘했다 생각하며 개운하게 비우고 나왔다.


비움. 다짐. 존중. 인정

내가 감당해 내야 하는 깊은 의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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