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은 학부모들의 문의가 많은 달이다. 아이가 소극적인 경우 새 학기는 설렘보다 두려운 시간이기 때문이다. 수줍음이 많아서 일 년 내내 선생님과 대화 한마디 나누지 못하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친구들과 갈등이 생기면 눈물부터 맺히는 아이도 있다. 학교도 작은 사회이니만큼 누구나 겪는 사회생활의 시작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 이러한 상황을 겪게 되는 아이들의 마음은 생각보다 많이 힘들다.
심지어 요즘은 코로나로 학교에 가는 일수도 현저히 적다. 그렇다 보니 학교에 적응하는 일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같은 반이 된 친구들의 이름과 얼굴을 하루빨리 익혀 친해지고 싶지만 마스크로 얼굴이 절반 이상 가려져 있어서 얼굴과 이름을 매치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 어느 학급의 경우에는 코로나 감염 예방을 위해 쉬는 시간마저도 대화를 나누지 못한다고 한다. 참으로 안타깝지만 이것이 요즘 현실이다. 이렇게 긴장을 많이 하는 아이, 낯을 많이 가리는 아이의 새 학기는 두려움 그 자체이다. 이런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학부모의 마음은 어떨까? 보내 놓고도 노심초사,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렇다면 이런 아이들을 위해서는 어떤 스피치 솔루션이 필요할까? 첫 번째는 Eye contact이다. 성인들도 눈을 맞추고 대화를 나누는 것은 참 어색하다. 하지만 눈을 맞춘다는 것은 내가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의미가 있다. 따라서 눈을 맞추고 이야기하는 습관을 들이다 보면 상대를 조금 더 편안하게 생각할 수 있고 상대방이 나에게 관심을 갖는 효과도 생긴다. 강압적으로 '눈 보고 이야기해!'라고 하면 더 거부감이 생긴다. 따뜻한 목소리로 '우리 oo이 눈 보면서 이야기하고 싶어'라는 말과 함께 아이와 눈 맞추고 대화하는 시간을 늘려가는 것이 좋다. 아이와 가장 가까운 사람인 부모가 자주 시도했을 때 효과도 크다.
두 번째 방법은 step by step이다. 아이들이 적응할 수 있는 범위를 순차적으로 넓혀가는 것이다. 예를 들면 학원을 선택할 때 인원이 많은 학원보다 소그룹 형태의 수업에 먼저 적응하게 하는 것이다. 많은 인원 사이에서 아이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은 어렵다. 때문에 소그룹 수업을 통해 친구들과 한마디라도 더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어른인 선생님과의 대화도 원활하게 하면서 대인관계에 대한 두려움을 깨는 것이다. 소그룹 환경이 익숙해지면 비로소 학교라는 조금 더 넓은 범위의 그룹에서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말하는 것이 더욱 수월해진다. 작은 사회를 먼저 경험하게 한 후 더 넓은 곳으로 순서대로 나아가는 것이다.
요즘은 아이들이 원해서 스피치 학원을 찾는 경우도 많다. 스스로 자신감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고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는 것이다. 생각해보자. 학교 생활은 학부모인 나보다 아이 스스로가 더 잘하고 싶을 것이다. 들여다보면 누구나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어른인 우리가 먼저 그 마음을 캐치하고 도움을 준다면 내년 3월은 아이에게도 부모에게도 두근두근 두려운 새 학기가 아닌, 두근두근 설레는 새 학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