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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앨리스 Jul 18. 2022

우리가 별이었던 날들에

첫 번째 밤


제법 센치한 밤들에 이야기를 나눌 곳이 있다는 건 참 좋은 일 같습니다. 오랫동안 감정을 다스리는데 어려움을 겪어 왔습니다. 여러 방도로 도움을 얻고 있으나 여전히 많은 밤들에 저는 외롭고 고통스럽습니다.


언제부터였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습니다. 제 우울과 변덕, 감정기복은 아주 어렸을 때부터 항상 제 곁에 있어왔습니다. 우울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기 위해 저는 제 에너지를 다 씁니다. 그리고 항상 끝에는, 방전되어 본모습을 사람들에게 들키고 말죠.


요즘의 저는 더 이상 누구도 만나고 싶지 않은 지경입니다. 제가 살아온 모든 날들을 부정하고, 후회하는 중입니다.


모든 게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요?


솔직히 압니다. 어느 날에, 어느 순간에 모든 것이 헝클어진 것을, 저는 아주 잘 압니다. 돌이킬 수만 있다면 저는 그곳에서 도망칠 겁니다.


여름이 견딜 수 없게 괴롭습니다. 어떤 계절은 지난날의 고통을 불러일으킵니다. 제가 저지른 잘못된 선택들과 나를 망치던 연인들, 사랑들, 불친절해서 상처가 됐을 오만했던 나 자신, 그리고 흘러간 모든 것들, 모든 날들.



마음껏 사랑할 수 있다면 행복하겠죠. 그건 축복입니다. 아무런 죄의식 없이 누군가를 온전히 사랑하고 사랑받을 수 있는 시간, 그건 분명 축복입니다. 사랑하며 살아온 그대에게 하늘이 주는 선물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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