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自畫)
이천이십오년
사월 이십육일 오후 열 시 삼십 분
바람같이 알싸로운 계절이
쓸쓸한 골목을 주-물 문지르며 스쳐간다
금일(今日)도 당신은 소외된 사업에
외로이 몰두(沒頭) 중이다
어느덧 끝에 다다르는
그윽한 향기를 애써 외면하며
늦봄, 차오르는 네 손길을
깊은 달빛 아래,
오리나무에 휑하니 걸쳐둔다
오리나무에 맺혀 흐르는 잎새는
아득히 흘러가기만 한 채
해적인 기억 하나를 끌어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