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경

by MH

업경(業鏡)

감은 눈이 점점 건조해지고,
시야는 서서히 흐려집니다.
그럴 때면 저는 사뭇 진지한 얼굴로
오래된 손거울을 들고 있습니다.

녹슨 얼굴과 마주하며,
마치 최후의 악수를 나누듯
조용히 시선을 맞춥니다.

때때로 손거울에 비친 제 얼굴은
손때 묻은 자국이 깊어
거울의 각도를 사방으로 조절할 때마다
여러 가지 형상으로 변형되곤 합니다.

하지만, 제 손끝은
어느 방향으로도 조절하지 못하고,
업경(業鏡)에 갇혀
소외된 얼굴만을 되비추고 있습니다.

목,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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