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크 묻은 백지 위에 묵은 혼이
하나둘 스며들기 시작하면
심연 몰래 쌓아두었던
사나이의 인상화를
들여다보게 된다.
아무 말 없이 웃고 있는
나의 또 다른 이면
어릴 적,
내가 그토록 갈망하던
진정한 어른의 모습이란 말인가.
돌이켜보면
도로 돌아갈 기회는 많았다.
곱게 침식되어가는 계절,
쓸쓸히 웃고 있는
사나이의 인상화엔
까닭모를 주름만이 늘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