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잔화

by MH



절벽 끄트머리에 피어 있는

저 금잔화 한 포기

멍울진 눈 사이로

눈부시게 들어왔다


사람들의 발길이 닿기 어려운 그 끝,

이윽고 누군가의 눈에 포착되었다는 것이

세상의 종말과는 달랐다는 말인가

종말의 세상에서

죽어가는 금잔화를 발견했다는 말인가


설익은 가을밤이

서쪽으로 기울기 시작하면

비스듬히 널브러진 삭월의

세찬 호흡을

어찌 삼켜냈다는 말인가


절망스러운 밤이 깊어가고

이제, 사람의 발길이 드문드문 끊어지면

정녕,

나를 찾지 마시오

정녕

작가의 이전글화려한 서막이 아닐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