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되어가는 중이다

아직 미완성이라 더 빛나는 순간

by 지해랑

상처 주는 말보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침묵이 더 아프다

누군가의 날카로운 말은 순간을 아프게 한다.
가슴을 찌르는 그 감정은 명확하다.
‘아, 저 사람은 지금 나를 상처 주고 있구나.’
그래서 울기도 하고, 화도 낸다.

그런데 침묵은 다르다.
침묵은 조용히, 천천히, 깊게 파고든다.
마치 서서히 스며드는 냉기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나를 얼어붙게 만든다.


말이 없다는 건, 관심도 없다는 것일까

나는 한때 ‘침묵은 금’이라는 말을 믿었다.
말하지 않는 건 현명함이고,
서로를 위해 잠시 멈추는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반복되는 침묵 앞에서 깨달았다.
그건 배려가 아니라
관심이 식은 신호일 수 있다는 걸.


모르는 게 아니라, 알려고 하지 않는 것

상대가 상처 주는 말을 하지 않는 건 고마운 일이다.
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건,
내 마음에 닿으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멀어지는 건
싸워서가 아니라
아무 대화도 하지 않아서였다.


상처 주는 말은,
적어도 그 순간엔 서로의 존재를 인정한다.
하지만 침묵은,
마치 내가 없는 사람인 것처럼 만든다.

그 공허함은
날카로운 말보다 오래 남는다.
왜냐하면, 그건 부정이 아니라 부재이기 때문이다.

.

나는 이제,
상처 주는 말보다 더 무서운 건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무관심이라는 걸 알았으니까.

수, 목,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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