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가 끝났다는 건, 꼭 누가 나쁜 사람이서가 아니다.

잘못이 아닌 끝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by 지해랑

나를 지나쳐간 모들 이들에게

예전에는 관계가 끝나면
반드시 누군가가 ‘가해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누군가가 잘못했고, 누군가가 상처를 주었고,
그래서 이 관계가 끝났다고 믿어야 내 마음이 덜 불편할 것 같았다.

그래야 내가 버려진 사람이 아니라,
이별의 피해자가 될 수 있으니까.


하지만 시간이 지나 알게 됐다

모든 관계의 끝에
누군가의 잘못만 있는 건 아니었다.

서로의 온도가 달라졌거나,
대화의 방식이 맞지 않거나,
혹은 같은 길을 걷던 발걸음이
다른 방향을 향하게 되었을 뿐인 경우도 많았다.

그건 잘못이 아니라,
그저 흐름이었다.

관계가 끝나면 사람은 본능적으로 이유를 찾는다.
그 이유가 명확하지 않으면,
상대방을 나쁜 사람으로 규정해 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내 마음의 상처는 일시적으로 덜할지 몰라도,
관계의 전부가 ‘한 사람의 잘못’으로 왜곡된다.
그 속에서 좋은 기억까지 함께 사라져 버린다.


때로는 그냥, 끝이 온 것이다

꽃이 피고 지듯,
관계에도 계절이 있다.
함께여서 좋았던 시절이 있었고,
그 시간이 끝났을 뿐이다.

끝났다는 사실이 꼭
누군가를 미워해야 하는 이유가 될 필요는 없다.
미움 없이도 관계는 종료될 수 있다.

수, 목, 금 연재
이전 12화나는 내가 되어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