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의 인정 한 번이 나를 오래 붙잡아두었다

인정받는 사랑은 늘 불안하다

by 지해랑

나는 사실, 거창한 사랑보다도
사소한 인정에 오래 머무는 사람이었다.

“너 정말 잘한다.”
“역시 네가 있어서 든든해.”

“너는 이해해 줄 줄 알았어. 다른 사람과 달라 멋있어”

그 짧은 말 몇 마디가
내 마음에 오랫동안 남았다.

그래서 그 말을 해준 사람 곁을
쉽게 떠나지 못했다.

사람은 누구나 인정받고 싶어 한다.
존재가 의미 있다고,
내가 쏟은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고
확인받고 싶어 한다.

특히 평소에 스스로를 칭찬하지 않는 사람일수록
타인의 인정은 더 강한 약이 된다.
한 번만 마셔도
긴 시간 버틸 수 있는.

하지만 그 약에는 부작용이 있었다

인정이 달콤할수록
그 말에 중독되기 쉬웠다.

그 사람이 나를 칭찬해주지 않으면 불안했고,
무심해지면 나까지 무가치해진 것 같았다.
그 한 사람의 입술에
내 존재의 무게를 맡겨버린 셈이었다.


그건 인정이 아니라 구속이었다는 걸.

물론, 인정은 필요하다.
하지만 나를 오래 붙잡아두는 힘이
타인의 말 한마디여서는 안 된다.

나를 지켜주는 건
그 사람의 시선이 아니라
내가 내게 건네는 말이어야 한다.
“나는 충분히 애썼다.”
“오늘의 나는 괜찮았다.”
그 말이 쌓일 때
비로소 자유로워질 수 있다.

이제는 누군가의 인정 한 번에
내 시간을 묶어두지 않겠다.
고개를 들어
내가 내게 주는 인정에 귀 기울이겠다.

그렇게 할 때
비로소 관계는 집착이 아니라
서로의 삶을 더 빛내는 자리가 될 것이다.

수, 목,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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