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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K May 27. 2019

결혼해도 좋을 사람은 어떻게 알 수 있는가

보이지 않는 진실까지 보려면

우리 매형은 페이스북에 다닌다.

누나의 배우자가 아닌 사촌누나의 남편인데도 불구하고 우리 가족이 우애 깊게 지내다 보니 매형들도 가까워지게 되었다. '끼리끼리'는 진리라고 알고 있는데 어떻게 우리 누나들이 이런 멋진 남자들과 결혼을 했는지는 모르겠다.


나는 내 매형들을 존경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광고회사를 다니다 지금은 싱가포르에서 페이스북에 근무하고 있는 매형과 연락을 가장 많이 하는 편인데, 예전에 둘이 캔 맥주를 마시면서 형이 내게 그랬다. 하나만 기억하라고. 검색은 거짓말하지 않는다고.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으면, 그 사람이 그동안 했던 모든 검색기록을 보면 된다고.


온몸에 소름이 쫙 돋았다. 생각해보라. 당신을 잘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이때까지 당신이 검색했던 모든 기록을 보고 난 후에도 당신을 제대로 알았다고 생각할까? 어쨌거나 그런 일은 없었으면 좋겠지만.


페이스북의 '나만보기' 기능도 마찬가지이다. 당신의 뉴스피드 글과 당신이 '나만보기'로 공유해둔 글 사이에는 얼마만큼의 간극이 존재하는가?


<모두 거짓말을 한다>의 저자 세스 스티븐스 다비도위츠는 '검색은 거짓말하지 않는다'는 인사이트를 통해 다양한 연구와 실험을 했던 하버드 경제학과 박사였고, 이러한 족적을 통해 구글에 채용되면서 로켓에 올라타게 되었다. 역시 세상은 실력 있는 자를 가만히 두지 않는다.  


이렇게 본인이 원하는 연구를 하면서 세상에 기여도 하고 개인적인 성취까지 이룬 'Win-Win-Win'의 아이콘 세스 스티븐스 다비도위츠는 이 책을 통해 우리가 데이터 기반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감성이 아닌 이성으로서 진실에 다가가는 삶의 자세를 알려준다.


그렇다면 데이터 기반 사고를 통해 진실에 다가가는 것은 왜 중요할까? 이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당신이 저질렀을 뻘짓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마치 넷플릭스처럼.


넷플릭스는 데이터 기반 사고를 통해서 무엇이 진실인지 알고 있었고 그를 통해 비즈니스에서 성공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었다. 사람들이 '찜한 컨텐츠'로는 있어 보이는 영상을 담았지만 실제로 시청한 영상들은 코믹하고 자극적인 영상이었다. 그래서 넷플릭스는 찜한 콘텐츠가 아닌 사람들이 실제로 본 영상을 기준으로 비슷한 종류의 콘텐츠를 추천했다.

심지어 넷플릭스에서 자체적으로 만드는 콘텐츠들은 사람들이 가장 많이 보았고 그래서 사람들이 좋아한다고 판단되는 것들을 종합하여 만들었다고 한다.


만약에 넷플릭스가 '가장 많이 찜된' 콘텐츠를 기준으로 넷플릭스 오리지널을 만들었다면 지금쯤 넷플릭스는 어떤 모습일까? 이렇듯 진실에 다가가기 위해 데이터 기반적 사고를 하는 것은 당신 삶에 있어서 뻘짓을 할 수 있는 리스크를 현저하게 줄여줄 것이다.


이렇게나 우리 인생에 필수적인 레슨을 전해주는 <모두 거짓말을 한다>는 심지어 재미있기까지 하다. 지적 유희의 수영장에서 인상 깊었던 두 가지를 소개한다.


1. 말이 아닌 행동을 믿어라.

좋은 사람을 만나는 법이 있다. 좋은 말이 아닌 좋은 행동을 하는 사람을 만나면 된다. 내가 대학생 때 존경했던 형의 카카오톡 상태 메시지는 이거였다. 'Don't Tell, Just show'. 만족스러운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함께 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본인이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하겠지만 그만큼 중요한 것은 좋은 사람을 보는 안목을 기르는 것이다. 죽으면 입만 둥둥 떠 있을 아가리 파이터의 말만 믿고 그 사람에 대한 판단을 내리는 우를 범하지 말자. 행동은 거짓말하지 않는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판단하라. 그리고 당신에게 하는 행동이 아니라 온라인, 오프라인에서 다른 사람에게 하는 행동까지 보라. 당신은 한 사람의 진실에 다가갈 수 있고 진실에 기반한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2. 정량적 빅데이터가 항상 정답은 아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량적 사고를 하는 것은 그렇다면 항상 옳은가? 그렇지 않다고 저자는 말한다. 세상에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 있는 것처럼 모든 것이 측정 가능한 데이터가 될 수는 없다. 비판적 사고, 호기심, 자기 계발 같은 것들은 쉽게 측정할 수 없고 정량적 데이터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이 분명히 있다. 그래서 세상에서 가장 정보교류가 많은 기업 중 하나인 페이스북마저 소규모 설문조사를 통해 정성적 데이터를 수집한다. 우리가 데이터 기반 사고를 하며 더욱 정확한 진실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정량적 데이터와 정성적 데이터를 동시에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연애를 할 때 그 사람의 행동이라는 정량적 데이터만으로 그 사람의 모든 가치를 알 수는 없다. '사랑에 빠지는 36가지 질문'과 같이 서로 주고받는 시간을 통해 가치를 교류하며 정성적 데이터까지 버무려질 때 불확실함으로 가득한 세상 속에서 서로 꼭 맞는 사람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요즘 홍춘욱 박사님의 서평 스타일을 따라 하는 중인데 하나를 보면 열을 떠올리는 연결성 좋은 나에게 굉장히 유용한 방법이다. 홍춘욱 박사님의 'How to 서평'은 다음에 따로 소개하겠다. 홍춘욱 박사님은 서평을 쓸 때 그 책을 읽으며 떠오르거나 연결되는 것에 대해서 소개를 하시는데 나도 떠오르는 것 중 내 인생에서 아주 중요한 가르침이 된 사례 하나를 소개하며 마무리하고자 한다.


SBS에서 스브스 뉴스를 만든 하대석 기자 님께 들은 이야기이다. '리모델링으로 재테크하라'의 저자 토미쌤이 2018년 연말에 마련한 자리 덕분에 좋은 스승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모임에서 토미쌤이 기획한 'Small Seminar'에 하대석 기자 님도 참가하여 이야기를 나누어 주셨는데 그때의 가르침은 아마 내가 평생 가슴에 품고 살아가지 않을까 싶다.


그 가르침은 바로 '격한 반응'이다. 하대석 기자 님은 아버지가 운영하던 펜션을 비즈니스적으로 심폐소생술 하기 위해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오고 싶은 공간이 될지 고민했다. 그 과정에서 여러 사람들에게 반응을 살폈는데, 이때 얻은 본인의 통찰은 나에게 너무나도 값진 레슨이었다. 기자 님이 어떤 컨셉이나 디자인을 보여주면 반응이 두 가지로 나뉜다. '와...대박, 여기 무조건 가고 싶어요!'라는 반응도 있고 '오, 괜찮네요', '나쁘지 않은데?'와 같은 반응도 있다. 이때 기자님은 '격한 반응'이 아닌 데이터들은 아무리 긍정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해도 그것을 '긍정'의 피드백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자, 만약에 내가 직접 디자인한 티셔츠를 갖고 사람들에게 반응을 물어본다고 상상해보자.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디자인이 뭐 이래', '쓰레기네', '이걸 누가 돈 주고 맞추냐'등의 반응을 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정말 그 디자인이 마음에 드는 사람은 '헐, 이거 나도 살 수 있냐?', '이거 니가 직접 한 거야? 대박 나도 살래' 등의 반응을 보일 것이다. 만약 누군가가 '어 괜찮은 거 같아', '좋은데?'와 같이 미적지근 반응을 보인다면 그 반응의 보고 '이 티셔츠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데이터로 처리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진실된 정보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정량적 데이터와 정성적 데이터를 버무려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정성적 데이터를 제대로, 진실에 가깝게 감별하기 위해서는 '격한 반응'을 기억하라. 다시 말한다. 격한 반응이어야 유의미한 데이터이다. 물론 그 사람이 격한 표현을 잘하지 않는 사람일 수도 있지만 그 사람에게 어떤 반응이 격한 반응인지 안다면 격한 반응을 감별하기 쉬워진다. 격한 반응은 삶의 모든 부분에서 적용된다. 이걸 빨리 깨닫지 않으면 동상이몽 하면서 헛다리 짚는 일이 많아질 것이고, 빨리 깨닫는다면 누구보다 센스 있고 원하는 것을 얻기 쉬워질 것이다.


진실이 가려진 혼탁한 세상에서 세스 스티븐스 다비도위츠의 '정량적 데이터'와 하대석 기자 님의 격한 반응이라는 '정성적 데이터'를 양손에 들고 살아가라. 때론 진실을 받아들이는 게 편하지만은 않겠지만 당신이 치켜든 진실의 횃불이 후회 없는 당신의 앞날을 밝히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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