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K Oct 06. 2019

나를 마음껏 써버려라!

울산에서 5명이 왔다. 고1 중3 초4의 자녀와 함께 온 젊은(?)부부. 부부 내외의 첫인상이 참 좋았다. 중간고사가 끝나고 아이들이 서울로 여행을 오고 싶어 오셨다고. 우리 루프탑에서 불꽃축제도 보고 가족끼리 기억에 남을 순간을 보내셨단다. 한달쓰기의 마지막 날, 여의도 하늘보다 아름다운 순간을 만드느라 정작 나는 보지 못했지만.

그러다 곳곳에 있는 책이 눈에 들어왔다. 책도 좋아하고 이젠 공부 하느라 이젠 예전만큼 여행도 못 간다는 말에 이왕이면 제대로 공부할 수 있도록 <완벽한 공부법>을 선물 드렸다. 다행히 고1 짜리 첫째가 '내가 또 책 읽는 거 하나는...'이라며 덥석 가져간다.

그러다 눈에 들어온 게 <평균의 종말>. 평균의 허상과 개개인성에 대해 살짝 언급을 했더니 첫째가 '와 ㅡㅡ 이건 우리 엄마 무조오건 읽어야 된다'라고. 나는 어머니께 잔소리를 하더라도 알고 하는게 좋을거라며 책을 선물로 드렸다.

중3인데 벌써부터 미국 여행을 가고 싶어하는 친구에게는 다카하시 아유무의 책을 추천해줬다. 내가 갖고있는 <인생의 지도>는 절판되어 구하기가 어렵고 내가 성경처럼 갖고있는 책이라 줄 수는 없어서 같은 저자의 <LOVE&FREE>라는 책을 선물해 주었다. <Adventure Life>도 있는데 이건 읽고나서 부모님 몰래 어디론가 떠날까봐 추천 안 했다.

아무쪼록 따뜻하고 화목해보이는 가족을 마주치니 내가 다 기분이 좋았다. 서울에 오시면 무조건 또 오시겠다고 한다. 책을 선물하면서 느낀 게 중고등학교 자녀를 둔 집에는 <완벽한 공부법>과 <평균의 종말>을 세트로 주면 딱이다. 완공은 자녀를 위해, 평균의 종말은 부모를 위해.

어차피 우리는 빈 손으로 와서 빈 손으로 간다. 우리는 삶을 소유하기 위해 태어나지 않았다. 삶은 만끽하는 것이다.  어차피 한 줌의 재로 사라질 인생이라면 살아가면서 나를 마음 껏 써버려야 한다. 나를 위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소중한 사람을 위해 말이다.

작가의 이전글 당신에게 여행은 무엇인가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