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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llo Earth Aug 23. 2022

손 잡지 않고 살아남은 생명은 없다

우연히 최재천 교수님의 온라인 강의를 듣고 최재천 교수님의 강의를 미친듯이 찾아듣게 되었다. 아이가 자연, 동물 관련 책들을 워낙 많이 보다보니 최재천 교수님의 추천사는 많이 접했는데 정작 최재천 교수님의 책을 읽을 기회는 쉽게 닿지 않았다. 교수님의 저서 대부분이 성인서가에 있는 반면 나는 늘 아동서가만 기웃거렸기 때문인데 사실 최재천 교수님의 책은 초등 고학년이나 청소년이 보아야 할 책들이 더 많은데 이상하게도 책 두께 때문인지 대부분의 책이 성인서가에 배치되는 것 같다.

(희한하게도 아이들이 보면 좋을 백과사전이나 사진 화보 위주의 책들을 성인서가에서 발견하곤 한다. 전문적이라는 이유인 것 같은데 워낙 화보가 잘 되어있고 글은 적어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지구, 우주 관련 서적인데도 성인서가에 진열해놓은 걸 보며 사서가 도대체 무슨 기준으로 배치했는지 의심스러웠다. 심지어 초등학생이 들어오면 시끄러워질 거라 생각해서일까.  중학생 이하는 출입금지를 시켜놓아 접근을 차단하기까지 하다니. )


덕분에 성인서가엔 얼씬도 않던 내가 성인 서가 과학분야를 뒤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어렵게 만나게 된 교수님의 주옥같은 책들 중에서 교수님이 과학자를 꿈꾸는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어하는 이야기가 집약된 이 책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책을 읽기 전에 교수님의 유튜브 ' 최재천의 아마존'에서 강의를 몇개 찾아보면 이 책의 내용과 완벽하게 일치한다. 강의를 듣고 이 책을 읽다보면 마치 교수님이 강의하시는 모습이 머릿속에서 그려지는 것 같기도 하다. 기억이 나진 않는데 글쓰기 강의를 듣다가 누군가

 "글을 잘 쓰려면 어떻게 써야하나요?"라고 한 질문에

 "자, 무슨 이야기를 어떻게 쓰고 싶니?"라고 되물으며 이야기를 다 듣고는

 "그래. 그럼 네가 지금 한 이야기를 글로 옮기면 된다."

라고 했다는 말처럼 이야기를 눈앞에서 듣는 느낌이랄까.


최재천 교수님은 워낙 달필이시기도 하지만 마치 눈앞에서 강의하시는 것 처럼 글을 쓰신다.  이 분 글의 특징은 한 마디로

"읽으면서 마치 눈앞에서 강의를 듣는 느낌"이다.

어려운 유전자 이야기도 이분이 이야기해주시면 신기하게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어려운 용어를 쓰지 않고도 어찌 이리 쉽게 설명하실 수 있는지, 시인을 꿈꿨다는 교수님 말씀처럼 문학인을 꿈꾸었기에 과학자이면서도 쉽게 글을 쓸 수 있었던 게 아닐까... 본인의 경험을 들어서 설명을 해주시는데 워낙 다방면에 해박하시다보니 정확한 비유를 들어 쉽게 설명하시는 그분의 능력이 그저 부러울 뿐이다.


손잡지 않고 살아남은 생명은 없다.


잠시 곁가지로 흘렀지만, 그분 강의와 책 면면히 흐르는 한결같은 말은 "생명은 소중하다. 생명의 다양성을 보존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인간도 우연에 우연이 겹쳐 태어난 동물일 뿐, 우월하다고 자화자찬해서는 안 된다. 생명은 공존이라는 기본 틀 속에서 살아가는 길을 택하고 있는데 어리석은 인간은 경쟁에서 자기만 살아남겠다며 다른 사람, 동물들과 타협할 줄 모른다. 이렇게 가다가는 인간도 멸종할 수밖에 없다. 경쟁보다 통합적으로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려면 지엽적인 학문보다 여러 분야의 학문을 아우르는 통섭이 필요하다." 등등...


아쉽게도 내가 사용할 수 있는 언어가 짧아 그분의 철학을 심도있게 표현하지 못하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교수님의 생명에 대한 무한 사랑이 느껴진다. 인간의 어리석음으로 인한 대멸종 위기, 교수님을 비롯한 전문가들의 경고를 무겁게 받아들여야함을 깨닫게 된다.


초등학교 5학년인 큰 아이도 이 책을 한 번 잡더니 눈앞의 밥도 잊은 채 책을 읽어내려갔다. 큰 아이가 우리세대가 느끼는 산업혁명 이후로 가속화된 기후변화, 온난하와 환경오염으로 인한 문제의 심각성을 얼마나 크게 받아들이고 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과학관만 가도 워낙 기후변화를 주제로 하는 전시물을 많이 접하기도 했고, 온몸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전염병의 시기를 겪고 있기도 하고, 강의로 책으로 기후변화와 생태계의 위기를 많이 듣다보니 적어도 같은 또래 아이들에 비해서는 생태감수성이 민감해지는 것 같기는 하다. 큰 아이처럼 어려서부터 자연과 가까운 환경에서 자라며 자연의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도록 교육계에서 앞장서야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밝지않을까. 어렸을 때 자연을 사랑했던 아이가 어른이 되었을 때 앞장서서 자연을 파괴하기는 어려울 테니까 말이다.


교수님 말씀대로 손잡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생명은 없다. 인간이 동물보다 우월해서 천년만년 우월한 주체로 살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천재지변, 기후변화, 생태계 파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부메랑처럼 인간에게 되돌아올 것이다. 동물들이 경쟁 속 공존을 택하는 것처럼 어리석은 인간도 현명하게 생태백신(환경보호)을 통해 자연과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하지 않을까.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에 짐을 지우지 않으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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