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1994년, 대학을 졸업하고
친구와 영화를 하자고 약속을 하고
서울로 먼저 올라왔다.
충무로 독립영화 협의회에서 영화를 처음 배우고
발표회에서 봉준호와 장준환의 아카데미 작품을 봤다.
둘에게 시나리오와 콘티를 얻어서 영화를 공부했다.
그 이후로 봉준호와 친구가 되었고
그를 가끔씩 만날 때 마다 영화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이후 독협에서 채기와 이송희일과 고은기를 만났다.
채기를 통해서 다르게 영화를 만드는 법을 배웠다.
대학로에서 영화 공부 서클을 들어갔는데
거기에서 강혜정과 류승완을 만났다.
스물 넷, 스물 하나의 풋풋한 청춘이었다.
그렇게 또 인연이 시작되었다.
문화학교 서울에서 영화를 많이 봤다.
조영각을 만나고 거기에 있던 많은 이들이 지금도 활동한다.
안내상과 우현이 운영했던 대학로 술집 '한잔할 청춘아' 에서
설경구, 유오성, 황정민, 이문식, 이정은, 전배수, 김수진 을 만났다.
그들을 통해서 배우들의 이야기를 들었고 같이 작업했다
5수 끝에 한국영화아카데미에 들어갔다.
동기들을 만나고 그들에게 영화를 배웠다.
신태라 감독에게 장르영화와 헐리웃 영화를 배웠고
김경란 감독에게 사적 영화에 대해 배웠다.
거기서 실습 작품을 찍으며
이형덕 촬영의 앵글에 반했다.
나의 영화 스승은 영화이기도 하지만,
봉준호, 장선우, 류승완, 김대우 감독, 이정은이다.
봉준호에게 콘티 작성하는 것도 배우고
시나리오 디벨롭 하는 과정도 배우고
중간점과 7시퀀스에 대해서도 배우고
여러번 현장을 가면서 그와 이야기 할 수 있었다.
장선우 감독에게는 현장을 어떻게 운용하는가
장면을 어떻게 접근하는가?를 배웠다.
류승완에게서는 현장에서 어떻게 결정을 내리는가를 배웠고
김대우 감독에게서는 시나리오의 모든 것을 배웠다.
이정은을 통해서는 배우와 어떻게 이야기 하는지 배웠다.
영화를 하겠다고 시작한지는 30년이 넘었고
영화를 만든 것은 장단편 포함해서 15편 정도
시나리오는 20-30편 정도 쓴 것 같다.
강의를 한 것도 15년 정도 했다
영화 연기 연출이라는 과목은 중앙대에서 처음 개설했다.
연기이론에 대해 갈증을 느껴 독학으로 공부를 하고
워크샵을 찾아 듣고 배우들에게 물어 물었다.
단편으로
황정민, 전배수, 이문식, 김수진, 김영재 등과 작업했고
독립장편을 하면서, 정성일을 만났다.
우연한 현장에서 미술감독을 하던 김지운 감독도 보고
김지운 감독 단편 현장에서 정주리 감독도 만났었다.
어쩌면 내가 지금까지 만났던 사람들이 모두 행운이다.
영화가, 연극이 에너지 넘칠 때 내가 그 자리에 있어서
그 많은 사람들을 가까이서 보고 교류할 수 있었다.
젊은 시절을 함께 보냈고 그들에게 영향 받았다.
세계 영화의 흐름이 한국에 머무는 순간을 함께 했었다.
그들의 청춘을 기억하고, 그때 받았던 영향 덕분에
나는 상업영화를 찍지 못했음에도 계속 영화를 하고
영화에 대해 고민하고 영화를 즐기고 있다.
이제 영화에 대해 조금 알 것 같다.
시나리오, 연출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보고 싶다.
친구들과 있었던 개인적인 이야기 보다는
영화의 실무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고 싶다.
내게 영화는
세상의 감정을 시나리오로 인코딩하고
그 시나리오를 연출과 연기와 제작진의 도움으로
세상에 선보이고 관객과 만나는 거라 생각한다.
김대우의 말에 따르면
나의 응축을 배우의 응축을 통해 관객의 응축을 건드린다.
정도가 될 거다.
연출이 해야할 일을 배우는 데 이십 년이 걸린 것 같다.
만들고 강의하면서 나의 방법을 찾은 것 같다.
시나리오와 연출과 연기는 하나의 묶음 같다.
셋의 작동원리는 같다.
통합된 이것에 대해 정리해 둘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