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lum Aug 02. 2021

색의 유통기한



우리시간의 색은




노랗고 빨간 날들이었다

가끔은 파랗게 쨍하니 빛나기도

초록빛으로 찬찬히 물들기도 했다



우리의 웃음이 산호색으로 피어오르기도

우리의 울음이 호박색으로 시들기도 했다

우리는 자주 기뻐서 하얗게 터져버렸고

가끔은 슬픔에 까맣게 타버렸다



순도 높았던 우리의 색들은

한때 다채롭게 반짝였지만

어느새 유통기한이 끝나버려

흙을 탄 듯 탁해져 버렸다



수많은 우리의 색들이 전부 뒤엉켜버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을 만들어냈다

우리 색의 유통기한이 끝나버렸다

새까만 시간을 거기에 두고 왔다





 

매거진의 이전글 흔적 痕跡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