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lum Sep 21. 2021

무슨 일 있어요?



통화목록





 출근을 하기 위해 일어나야 하는 시간이

 한 시간이나 남았지만 조용히 잠에서 깨어난다

 할 일이 많은 다음날 걱정을 하다 잠이 들면

 어김없이 필요한 잠을 채우지 못한 채

 어스름한 새벽빛과 함께 현실로 돌아온다



 두어 번 눈을 깜빡이고 꿈을 되내인다

 즐거운 꿈이었나 싶지만 아무런 기억이 없다

 허탈하게 한 시간이나 남은 알람을 끈다

 아침을 차리고 커피를 내리고 하루를 시작한다

 


 시간은 눈을 떠서 감을 때까지

 나의 등을 떠밀며 빨리 가자 재촉한다

 핸드폰을 하루에 세 번 충전해야 할 만큼 바쁜데

 통화목록은 일주일 전과 다르지 않다

 확인하지 않은 메시지는 쌓이고 쌓이지만

 지우다 지쳐 포기한 광고 메시지가 반이다

 


 슬프지 않은데 마음이 불편하고

 하루가 부족한데 시간이 허전하다

 퇴근 후 지긋지긋한 핸드폰을 던져놓았다가도

 다시 주워 들어 괜히 기웃거린다

 멈춰버린 통화목록을 한참 바라보다

 또 한참을 고민하다 좋아하는 이름을 누른다

 전화기 너머로 미더운 목소리가 들린다



 무슨 일이 있어서 연락을 했냐기에

 무슨 일이 없어서 연락을 했다고 했다

 


 

 

매거진의 이전글 당신이 말하기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