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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현 Sep 14. 2022

작년에 나는 꽤 많은 돈을 벌었다

풍족했으나 풍요롭진 않았다

작년에 나는 꽤 많은 돈을 벌었다(내가 직장인이던 시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2019년 후반부터 일궈낸 사업이 폭발적으로 터진 해라고 볼 수 있는데, 2021년은 많은 돈이 축적된 시기다. 그만큼 엄청난 양의 업무를 해결하며 많은 시간을 일하는 데 사용했다. 당시 나는 독서의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었는데, 문제는 책 읽을 여유가 전혀 나지 않았다. 돈이 풍족한 만큼 삶이 풍요롭진 않았던 것이다. 2021년 말 나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


'2022년은 원 없이 책을 읽어보자'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올 때마다 입술을 꾹 깨물며 최소를 남기고 대부분 거절했다. 돈을 많이 벌어도 채워지지 않았던 무언가를 찾기 위해, 그렇게 공부를 결심했다. 이 악물고 읽었다. 첫 1월은 습관을 만드는데 치중했다. 1시만 되면 반드시 독서를 시작했다. 집에서 집중하는 것이 쉽지 않아 1시만 되면 카페에 출석했다. 그렇게 3개월쯤 지났나? 첫 번째 결과물이 생겼다. 책 읽는 것은 내게 도구가 아니라 목적 그 자체였는데, 인생 처음 목적 추구만으로 결과가 따라왔다.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책 읽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늘 같은 자리에서 저희 카페를 빛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건 저희 카페의 작은 답례입니다"


그 결과는 작은 조각 케이크였지만, 나는 너무나 행복했다. 그 감각은 어떤 쾌락이 아니라 말 그대로 행복감이었다. 그때 행복의 의미를 어느 정도 느낄 수 있었다.  


2022년 일한 횟수를 세어보니 총 30일 정도가 되지 않는다. 대부분을 운동하고 공부하는데 투자한 셈이다. 무언가 목표가 있어서 공부한 것이 아니다. 그냥 공부 자체가 목적이었다. 돌이켜보니 32년을 살면서 그랬던 경험이 없었다. 30년을 넘게 타율에 의해 삶을 움직여온 것이다. 아니 어쩌면 나는 행운아다. 겨우 30년 만에 인생의 진정한 의미를 찾았으니까. 내 인생의 진정한 의미는 '작은 조각 케이크를 찾아내는 것, 가능하면 많은 사람들과 같이 찾는 것'이다.


살다 보면 나도 모르게 압박을 느낀다. 누구나 하는 것을 해야 하고 모두가 구매하는 것을 구매하며 대다수 느끼는 것을 느껴야 한다고. 하지만 그러한 압박이 우리의 시간을 빼앗아간다. 그것도 인생의 대부분의 시간을. 누군가는 분명 배부른 소리라 할 것이다. 그럴 시간에 한 푼이라도 더 벌어야 하는 삶들이 많다고.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누군가에게 인정받기 위해 아니면 SNS에 전시하기 위해 소비하지 않아도 될 것을 소비하며 살고 있기에 그렇게 많은 시간 일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돌이켜 봐야 한다.


누군가 나에게 퇴사하고 싶다고 이야기를 했다. 퇴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나는 1년 먹고 살 돈을 모은 뒤 퇴사하라고 조언한다. 한 달 생활비를 150만 원으로 맞춘다면 대략 1800만 원이다. 구매와 행동 압박에서 벗어난다면 150만 원으로도 충분히 한 달을 살 수 있다. 생각해보니 나의 대학생활 용돈은 30만 원이었다. 150만 원이면 무려 5배다. 


그렇게 1년의 자유 시간이 찾아온다. 1년은 절대로 짧은 시간이 아니다. 하지만 어쩌면 다시는 오지 않을 내 인생 유일한 자유시간이 될 수 있는 시간이다. 당신이 이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1800만 원을 모았다고 가정하자. 80년 인생 중 유일한 1년을 허비할 것 같은가? 절대 그렇지 않다.


<그 이유는 다음 편에 서술해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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