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일 해야 하는 이유 하나를 더 만든 당신을 위해
이 전편에서 말한 것처럼 그렇게 얻은 1년의 자유 시간을 어떻게 쓰게 될까? 아마도 당신은 1년의 자유 시간 동안 절약을 배우고 사냥 방법을 배울 것이다. 이를 비유를 들어 설명해보겠다.
소작농에서 벗어난 자유인은 축적된 식량을 조절하며 남는 시간을 이용해 사냥을 해본다. 사냥이 쉽진 않지만 벼를 키우는 것보다 훨씬 재밌다. 재미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점점 실력이 는다. 소작농은 풍년이 와도 기쁘지 않다. 어차피 나의 몫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냥은 다르다. 내가 연습할수록 사냥이 잘 된다. 일을 하며 동시에 연습이 된다. 그렇게 잘된 사냥은 9시간을 일해야 간신히 얻을 식량을 2시간 만에 얻게 해주기도 했다. 어느 날은 기분이 좋아 6시간 내내 사냥을 했다. 앞으로 이틀은 놀아도 되었다. 노는 시간 동안 이번엔 채집을 하러 갔다. 주변에 이렇게 다양한 식물이 있는지 몰랐다. 내 인생에 식물이라곤 벼나 밀밖에 없었는데, 다양한 먹을거리가 주변에 많았다. 물론 항상 좋은 일만 있진 않았다. 태풍이 몰아치기도 하고 반면 어떤 날은 너무 더워서 갈증이 심한 날도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수렵&채집에 익숙해졌다. 용기를 낸 덕분에 나는 훨씬 더 자유로워졌다.
이제 핵심을 찾아보자. 이 이야기의 핵심이 무엇일까? 핵심은 우리가 자유로워지기 위해 필요한 최소 자원이 무엇인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인간도 생물이기 때문에 에너지가 필요하다. 이 에너지는 반드시 움직여야만 얻을 수 있다. 움직이는 데는 시간이 소모된다. 결국 시간이라는 자원은 자유를 위한 최소 단위인 셈이다.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도 에너지가 생기는 것이 아니다. 일하지 않으면 자유로울 거라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종국에 훨씬 더 큰 갈증을 얻게 된다. 복권에 당첨된 대부분의 사람이 불행해지는 원인과 같다. 10억을 갑자기 손에 얻은 사람이 처음으로 할 행동이 무엇일까? 너무나 당연하게도 첫 행동은 소비다. 그것도 이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큼지막한 소비일 것이다. 우리는 금방 그 소비에 중독된다. 그렇게 쓰지 않으면 살 수 없게 된다. 10억을 유지할 수 있는 생산력은 보유하지 않은 채 그런 소비를 하기 때문에 그 돈은 금방 사라지며 결국 불행의 길을 걷게 되는 것이다. 결국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필요한 최소 에너지를 확보하며 만족하는 방법을 깨우치는 것이다. 좀 더 쉽게 얘기하자면 본인의 생산력만큼 소비하는 방법을 알아야 자유로워질 수 있다. 위의 수렵&채집인의 삶이 그러하다. 본인의 능력만큼 벌어서 그것으로 생명을 유지한다. 그러한 순환은 생산 능력을 훨씬 더 높인다. 수렵&채집인만이 스스로 그 과정을 즐길 수 있다. 그것이 자유인 것이다.
유발하라리는 그의 저서 사피엔스에서 농업혁명을 인류 최대의 사기극이라 표현했다. 인류 전체의 식량이 늘었을지 몰라도 개개인의 삶은 훨씬 더 핍박해졌다는 것이다. 현대 인간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엄청난 삶의 풍족을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소비 습관을 유지하기 위해 훨씬 더 많은 일을 한다. 넷플릭스, 디지니 플러스, 유튜브 프리미엄, 자동차 할부, 명품백 할부, 주택담보대출 이자, 다양한 술자리, 골프, 캠핑 등등 하지 않아도 될 소비에 중독되어 있다. 그에 비해 수렵&채집인은 사냥의 기쁨을 안다. 그들은 삶을 최소화하며 낭비가 적다. 세상이 위험한 것을 알기 때문에 늘 대비하고 공부한다. 독버섯을 구분할 줄 알고 낭떠러지 근처엔 잘 가지 않으며 특정 동물은 사냥하지 않는다. 언제든 이사할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에 소유욕이 적으며 가지고 있는 것을 다 버릴 용기가 있다. 반면 농부는 안정성이라는 이유 만으로 많은 시간을 저당 잡힌다. 안정성의 함정은 사슬이다. 그것은 영원히 자유를 봉쇄하는 노예 사슬과 같다.
환경은 나의 선택을 강요한다. 회사를 다닐 경우 특정 나이 때 결혼이 강요된다. 모두가 주식을 하기에 분별없이 주식에 손을 대고 너도 나도 하는 부동산 투자에 끌려 겁 없이 큰 빚을 진다. 그들은 늘 출근하기 싫다는 말을 뱉어내며 사야 하는 것과 남들이 하니까 해야 하는 것을 찾아내며 사치를 쫓고 그렇게 오늘도 일 해야 하는 이유를 하나 더 만든다. 할 일이 태산인 농부는 허리를 펼 수 없다. 하늘이 이렇게 맑은데도 불구하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