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재현 Sep 11. 2022

메타버스의 본의 (feat. NFT, 비트코인)

그냥 이미 있었던 거 아냐?에 대한 답변

0. 메타버스라는 말은 왜 생겨난 걸까?

메타버스라는 말이 무성하다. 온라인 세상이 개막한지도 20년을 넘어가고 있는데, 왜 이제야 이런 말이 생겨난 걸까?


1. 인터넷은 완성되지 않았다.

온라인 세상은 우리가 아는 것처럼 연결되어있지 않고 생각보다 더 분절되어있다. 싸이월드의 도토리는 카카오페이에선 사용할 수 없다. 리니지의 아덴을 들고 메이플스토리에서 아이템을 살 수 없다. 이들이 서로 교환되려면 반드시 플랫폼 밖의 중재자가 필요하다. 우리가 알던 온라인 세상은 연결된 세상이 아니었다. 하지만 비트코인이 발명된 후 모든 것이 변했다.


2. 비트코인의 발명으로 인터넷이 완성될 것이다.

비트코인은 뭘까? 비트코인을 블록체인, 암호화폐라는 말로 표현하는 이유는 비트코인이 부정적인 어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도박이라는 말이 겹쳐서 떠오를 텐데 이는 무지의 결과다. 비트코인은 지구 역사상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만큼 혁신적인 발명품이다. 아마도 다음 세대에서 르네상스와 산업혁명 그 이상의 변화를 끌고 올 것이다.


3. 비트코인은 무엇인가?

비트코인은 인터넷의 이중 지불 문제를 해결했다. 이메일로 파일을 보내면 나한테 파일이 여전히 남아있다. 파일을 전송한 것이 아니라 복제한 것이다. 이것은 돈이라는 데이터를 인터넷을 통해 보내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돈을 보냈는데 나한테 남아 있으면 돈이 이중 지불된다. 비트코인은 이러한 이중 지불 문제를 해결했다. 내가 데이터를 당신에게 보내면 나한테 데이터가 남지 않는다. 드디어 데이터를 거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4. NFT는 무엇인가?

Non-fungible token - 대체 불가능한 토큰이라는 뜻인데, 그렇다면 대체 가능한 토큰은 무엇인가? 대체가 가능하다는 것은 같은 모양의 것끼리 교환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당신이 가진 1만 원 지폐와 내가 가진 1만 원은 같다. 서로 고민 없이 바꿀 수 있다. 이것을 fungible 하다고 한다. 하지만 1만 원짜리 지폐에 김구 선생님의 친필 사인이 담겨있다면 이것은 다른 1만 원과 교환이 불가능하다. 훨씬 더 가치가 있기 때문에 대체 불가능해진다. NFT는 데이터에 특별한 값을 부여해 복제 불가능한 상태로 만들어 상품화한 것이다. 때문에 미술품의 이미지 원본이 가장 먼저 NFT화 된 것이다. 시대를 풍미한 창작자가 만든 영상이나 그림 이미지 혹은 음악 파일이 의미 있는 데이터로 제일 먼저 떠오르기 때문이다.


5. NFT는 사기라는 말에 대해

NFT가 사기가 될 수 있다. 피카소의 그림도 사기가 될 수 있다. 피카소의 그림 실력에 대해 세상 사람들이 모두 등을 돌린다면 피카소의 비싼 그림 가격은 사기가 된다. 하지만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우리 모두 피카소의 그림이 가치 있다는 것을 믿고 이 믿음은 변할 가능성이 없으니까. 그러니까, 모두가 가치 있다고 믿는 NFT는 가치가 있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루브르 박물관에 가짜 모나리자를 걸어놔도 그것이 진짜라고 여기며 작품을 감상할 가능성이 높다. 모나리자도 모방할 수 있고 복제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이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기 때문에, 모니리자를 '진짜'라고 확신한다. 비트코인 기술은 데이터가 '진짜'라는 것을 완벽히 증명해준다. 루브르 박물관이라는 거대한 권력 없이도 우리가 스스로 그것이 진짜임을 확인할 수 있다. 드디어 거대한 권력의 중앙화 된 힘이 필요 없어지는 것이다. 이것이 탈중앙화의 본 의미다.


6. 비트코인, 블록체인, NFT가 분절된 인터넷 세상을 연결한다

메이플스토리에서 아무리 많은 아이템을 가지고 있어도 이는 넥슨의 소유다. 넥슨은 유저들에게 이를 잠시 빌려주고 있는 계약을 체결 중이다. 우리가 아는 모든 게임은 이렇게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반의 게임은 유저들이 얻어낸 '아이템 데이터'가 유저의 소유가 된다. 이로써 인터넷 세상은 연결된다. 블록체인 기반이라면 리니지의 집행검 데이터는 그 자체로 NFT 상품이다. 리니지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고 집행검 데이터의 가치를 모두가 믿기 때문에 그것은 그만한 가치에 해당하는 가격을 가진다. 이 데이터는 같은 가격을 가진 현실의 '소나타' 자동차와 교환이 가능하다. 물론 이것은 지금도 가능하다. 하지만 반드시 집행검이라는 아이템을 중재자를 통해 현금이라는 형태로 바꿔야만 가능했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반 세상에선 데이터 자체가 거래 가능해지기 때문에 중재자 없이 거래 가능하다. 이렇다면 세상의 모든 물건이 화폐가 될 잠재력을 가진다. 실제로 감옥에선 담배가 화폐로 유통된다. 물건이 fungible 해지면, 즉 화폐의 특성을 가진다면 당연히 화폐가 될 수 있다. 비트코인이 데이터를 독립시켰고 독립된 데이터는 특별한 의미를 가지며 이것은 인터넷 세상의 본격적인 연결을 가능케 한다. 이것이 메타버스의 본의다.


작가의 이전글 환율에 대한 총 정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