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갑고 공허했습니다. 2021년 혹독하게 추웠던 겨울, 흘러가는 삶에서 마음도 얼어붙었습니다. 돈을 좇던 열정적인 몸과 달리, 마음은 공허함으로 가득 찼어요. 중요한 것을 빼먹고 산다는 생각, 제 마음엔 정작 저 자신을 끌어당기는 중력이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책을 읽었습니다. 내 안의 질량을 채우는 유일한 방법이라 생각했죠. 1월 1일부터 평일 3시간씩 읽었어요. 오후 1시만 되면 반드시 카페, 같은 자리에 앉아 책을 읽었습니다. 3개월쯤 지났나. 카페 사장님이 케이크를 주셨습니다. 책 읽는 모습이 보기 좋다며. 아마도 제 꾸준함이 첫 중력을 발휘한 날이었나 봅니다.
기록했습니다. 카페에 갈 때마다 책에 대한 내용을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렸어요. 거의 매일 올렸죠. 처음에는 책 읽는 척하지 말라는 친구들의 장난이 점점 칭찬으로 바뀌었습니다. 제게 책을 추천해 달라는 친구들이 많이 늘었고 저에게 좋은 책을 추천해 주는 친구도 생겨났습니다.
독서모임을 만들었습니다. 글을 토대로 자라는 나무가 되길 바라며 글나무라 지었어요. 3시간씩 책을 읽기 시작한 지 6개월이 지나서입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가 되면 카페에 모였습니다. 모여서 각자 읽고 싶은 책을 읽고 소개했어요. 그렇게 2년이 지났습니다. 2022년 여름, 4명이서 시작한 독서모임은 140명이 되었습니다.
책의 힘을 믿는 사람들
현대 과학은 의식도 입자 배열이라 이야기합니다. 마음은 질량을 갖고 질량은 중력을 만들죠.마음의 질량은 꾸준함에 비례합니다. 결국 꾸준함은 중력을 만들어냅니다. 그 중력은 같은 성질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힘을 갖고 있어요. 그렇게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 커다란 중력을 만들고 그것은 세상에 힘을 발휘합니다. 우리가 만들어내는 힘이 선한 힘이 되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