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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게 좋은데요!
이 단순한 말을 어떻게 하게 되었는지 생각해 본 적이 있을까? 정말로 순수하게 맛있는 음식을 먹는 일을 좋아해서 먹는 이들이 있을 거라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모든 이들의 이유라는 데에는 나는 동의할 수 없다.
모든 게 빠르게 굴러가는 한국 사회에서 불안감과 스트레스는 필수적이면서도 있어선 안될 존재다. 많은 이들이 이런 불안과 스트레스를 잠재울 수단으로 음식 섭취를 선택했고, 이 방법은 아주 맛있고 손쉬우며 효과적인 방법이다.
조금이라도 더 잘해야 하는 상황에서 시간은 금이었고, 우리는 뭐든지 가성비를 따져야 하는 삶을 살아야 했다. 때로는 운동도 사치가 되었고, 취미 활동은 쓸모없는 취급을 받으며 못마땅한 눈초리를 받아야 했다. 우리는 그렇게 조용히, 혼자서도 작은 공간에서 최고의 행복감을 찾는 방법을 알았다.
이렇듯 '먹는 것이 좋다'는 말은, 단순히 자신의 기분에 대한 결괏값일 수도 있고, 기분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이다.
나는 소아비만을 겪은 이들의 가장 많은 문제가 가정 내 식생활 교육에 대한 부재에 있다고 보고 있다. 예의 있게 밥을 먹는 법을 배웠을지 언정, 어떤 구성으로 밥을 먹어야 하는지, 어떤 식품군이 몸에서 어떤 작용을 하는지, 얼마큼 먹어야 적당하고 무엇을 먹어야 좋은지에 대한 배움이 없었을 확률이 높다.
미리 이야기하자면, 부모님을 포함한 자신의 양육자를 원망할 필요는 없다.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최선을 다하며 우리를 키웠고, 식습관에 관한 교육이 우선순위가 아니었을 뿐이었기 때문이며, 중요한 건 그들도 사실상 “모르고 있을” 확률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비난을 되돌리지 말자. 음식을 먹은 건 결국 자신이니까!
결론적으로 살이 쪘다는 건, 투약 중인 약과 질병이 없는 이상 몸이 필요한 것 이상의 음식을 섭취했다는 뜻이다. 먹은 것 없이 살이 찌는 사람은 없다. 그 누구든 몸이 필요하는 것 이상의 음식 섭취가 있어야 살이 찔 수 있다. 그렇다 우리는 이유를 막론하고 결국 많이 먹었다.
이쯤에서 우리는 많이 먹는다의 정의를 하고 가야 할 것 같다. ‘나는 생각보다 밥을 많이 먹지 않는데요?’라는 말은 살이 찐 우리에게 빼놓을 수 없는 문장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많이’ 먹는다는 것은, 절대적이 아닌 상대적인 양을 말한다. 당신이 자신의 몸이 필요로 하는 것보다 많은 양을 먹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짜장면 한 그릇이 정량인 이에게 탕수육 6점이 추가된다면 어떻게 될까? 그렇다. 그건 많이 먹은 거다. 그렇다면, 짜장면 두 그릇이 정량인 이가 한 그릇을 먹으면? 맞다. 그는 적게 먹은 것이다.
식사 때마다 밥을 많이 안 먹는다고? 물론 이건 한 끼니가 아닌, 하루 24시간 전체의 문제이다. 밥을 쥐꼬리만큼 먹으면서도 젤리와 과자, 초콜릿 따위를 쉼 없이 먹으며 하루 필요 이상의 양을 먹는다면, 그건 단순히 많이 먹는 것이다. 절대 어디 가서 적게 먹는다고 하면 안 된다.
쉴 새 없이 간식을 먹는 당신을 보며, 그리고 칼로리 낮은 건강한 음식이라고 말하면서도 과식을 하는 당신을 보며, 누군가는 고개를 젓고 있을 확률이 매우 크다.
한 번에 적은 양을 먹는다고 해서 절대 하루 종일 적게 먹고 있지 않을 것이다. 매우 압축된 열량의 간식을 배가 꺼지기도 전에 쉴 새 없이 먹고 있을 수도 있고, 정말 눈 뜨고 생활하는 내내 무언가 먹고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모든 우리는 살이 찌지 않기 위해서 “자신에게” 알맞은 양을 먹어야 하며, 살을 빼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조금 부족한 양을 먹어주어야 한다.
말은 쉽지만, 여기서 가장 큰 문제가 있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알맞은 양이 어느 정도인지 모른다는 것이다! 더불어 ‘배가 부르다’는 의미를 정확히 사용할 줄도 모른다. 많은 확률로 우리는 ‘어후, 배불러!’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의 상태를 배부르다의 정의를 쓰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기준도 없는 이 모호한 말에 뜻이 ‘후식은 먹을 수 있어!’ 라거나 ‘정말로 더 이상 못 먹겠다’라면, 정말 잘못되었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보통 사람들이 쓰는 식후의 배부르다의 의미와 아주 동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알맞은 양이 어느 정도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외치는 ‘배불러!’가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자신의 몸을 보자. 그렇다. 우리는 그런 수많은 날들을 보내며 살을 찌워왔다.
어쩌면 많이 먹는 게 미덕인 우리나라에서 적당히 먹는다는 일은, 정이 없는 행동이 될 수 있다. 누군가에게 걱정과 미움을 사는 일이 될 수도 있지만, 이것만 기억하자. 적당히 먹고 건강한 몸과 많이 먹고 뚱뚱한 삶 중 선택할 수 있을 때, 그 누구도 후자를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는 걸!
필요 이상의 음식을 먹게 된 이유는 전부 다를 테지만, 결국 결과는 똑같다. 자신의 양보다 많이 먹었다는 것. 이것은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인정해야 할 첫 번째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