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실패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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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카인

부단히 많은 노력을 했다. 그리고 실패했을지언정, 그 과정은 절대 쉽지 않았다.


그 어느 때보다도 격한 희로애락을 겪으며 살을 뺐다. 힘들게 애쓴 만큼 결과를 바라지만 몸뚱이는 애석하게도 매번 되돌아온다. 반복된 요요는 더 많은 식욕을 불러일으키고, 왜인지 물만 먹어도 살이 찌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 시작한다.


너는 생각보다 많이 안 먹는다는 소리를 듣기도 한다. 실제로 먹는 양이 예전보다 줄였는데도 살은 더 이상 빠지지도 않고 심지어 찌기도 한다. 고작 떡볶이 한 끼에 온몸이 팅팅 부은 듯한 기분 나쁜 경험을 하고 나면 좋아하는 음식임에도 섣불리 선택하지 못하고 망설이는 일까지 하고 있자면, 너무나도 괴롭다.


다이어트는 이제 그만두고 싶어도 그만두지 못하는 애증의 관계가 되어버렸다. 입은 더욱더 자극적이고 맛있는 음식을 원하며, 음식을 먹고 있으면서도 행복감과 동시에 이러면 안 될 것 같다는 이중적인 감정이 뒤섞이며 혼란스럽다.


세상에 나온 수많은 다이어트 법을 나열한다면 아마 백과사전 하나가 뚝딱 만들어질 것이다. 쓰인 논문을 따져도 높이를 가늠할 수 없을 거고, 다이어트 팁을 알려주는 영상을 검색하면 스크롤 내리기에 끝이 없을 것이다.


어쩌면 이런저런 정보에 치여 다이어트라면 치를 떨 만큼 수많은 지식을 쌓았을지도 모른다. 누군가를 가르칠 정도로 이론을 많이 알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가르치는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 또한 수많은 다이어트를 경험했다. 원푸드 다이어트, 연예인이 먹는다는 식단부터 물단식을 따라 했고, 다이어트 도시락과 단백질 셰이크를 주문해 먹기도 했으며, 헬스장도 다녀봤다. 스피닝을 타며 집에서 미친 듯이 실내자전거도 타봤으며, 수많은 홈 트레이닝 영상을 보고 따라 하기도 했다.


나름대로 이것저것 자료를 찾아가며 자연식이라는 것도 해봤고, 과일만 먹는 생활도 했다. 암환자에게 추천한다는 건강한 음식을 따라먹기도 했고, 당뇨에 좋다는 음식들로 식단을 꾸려 먹기도 했다. 한 여름에 패딩을 입고 실내 자전거도 타봤다. 새벽에 2시간씩 꼬박 걷기도 했고 무첨가 두유를 빨며 하루를 보낸 적도 있다. 칼로리 어플을 쓰며 칼같이 기록해 탄단지에 미친 시절도 있었고, 유명하다는 다이어트 보조제와 화장실을 손쉽게 가게 도와준다는 제품도 섭취해 봤다.


음식을 씹다가 삼키지 않고 뱉는 정신 나간 일을 몇 년 동안 반복했고, 한창 유행했던 저탄고지 식단은 물론 간헐적 단식도 빠지지 않고 참여했다. 제로당에 미쳐 0칼로리 음식만 찾아다니던 때도 있었고, 다이어트에 좋다는 간식을 쇼핑하며 하루를 보낸 일도 허다했다.


밤새 먹방을 보며 입맛을 다시기도 했고, 장바구니에 간식들을 잔뜩 담아두며 눈으로만 보던 때도 있다. 다이어트에 실패한 이들을 보며 위안을 얻기도 했고, 뜬금없이 악에 받쳐 질질 짜고 화를 내기도 했으며, 호기롭게 선언한 다이어트가 쪽팔려 화장실에 숨어 먹고, 복도 계단에 앉아 간식을 먹기도 했다. 살찐 모습이 부끄러워 약속을 포기한 적도 있고, 사진을 찍는 일이라면 치를 떨곤 했다.


공복 유산소가 지방을 태우는데 좋다는 소리를 듣고 아침마다 꼬박 40분씩 공복에 유산소를 했고,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는 소식에 몸에 맞지 않는 커피를 마시다가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운 적도 많았다.


수시로 한 달에 5kg, 그리고 10kg을 뺐다는 후기를 찾아봤고, 그들이 먹는 음식과 운동법을 따라 하기도 했다. 어쩌면 실패한 건 아닐 수도 있다. 매번 크게는 10kg부터 작게는 3kg를 감량하곤 했으니까.


문제는 최종적으로 그 몸무게를 유지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언제나 계획한 기간이 지나면 유지되나 싶었던 몸은 1년 안에 야금야금 올라 제자리로 돌아왔고, 심할 때는 배로 되돌아와 나를 괴롭혔다.


손 놓고 먹기만 한 것도 아니다. 다이어트를 외면한 채, 행복하게 삶을 살아간 것도 아니었다. 언제나 실패한 이유를 찾고 나름대로의 반성은 빼먹지 않았다. 하지만 운동도, 식생활도 남들이 말하는 ‘정석’을 따라 한다고 한들 결과는 언제나 요요였다. 하루 24시간 다이어트를 머릿속에 굴리고 입 밖으로는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며 떠들어댔다. 외치는 만큼 스트레스는 심해졌고, 이상하게도 살은 더 이상 노력에 비례하지 않았다. 그런 와중에도 다이어트는 끊을 수 없는 중독이 되어 있었고, 더 이상 걷잡을 수 없는 상태로 접어들고 말았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고르지 못했고, 주어진 선택지에서 고르는 건 언제나 다이어트에 좋다는 음식을 골랐다. ‘먹는 거에 비에 살이 찌네.’라는 말을 들으며 살았고 몸은 정신과 함께 무너졌지만,


나는 여전히 뚱뚱했다.


154cm. 작은 키에 60kg로 시작된 다이어트는, 어느새 71kg를 맞이했다. 여름이면 쓸리는 허벅지에 걷는 일조차 불편했고, 겨울에 패딩이라도 입으며 꽉 끼는 옷을 견디지 못하고 외출을 포기했다.


반복된 다이어트와 요요에 피부까지 망가졌고, 성인이 되었음에도 여드름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무언가 해야 할 일이 있으면 살을 뺀 뒤에 해야 한다는 생각에 뒤로 미루어 두었고, 같은 자리에서 빙빙 맴돌기만 했다. 모두가 앞서 나가는 중에, ‘비만’이라는 족쇄 하나로 잡혀 있는 것 같은 생각에 슬프기도 억울하기도 했다.


오랜만에 만난 친척들은 매번 살 이야기로 인사를 건넸고, 살 이야기를 하며 대화를 이어갔으며 다이어트를 이야기하며 헤어졌다. 옷을 고르는 기준은 ‘살쪄보이지 않아야 한다.’였고, 음식을 고르는 기준은 언제나 ‘살이 찌지 않는 음식’이었다.


운동은 나의 활력이나 즐거움, 건강을 위해서가 아닌 감량이 주된 목적이 되어버렸고 운동이라면 질색부터 하고 보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재밌게 하다가도 이만큼 운동했으니까 몇 칼로리가 소모됐겠지!라는 생각을 머릿속에서 떨쳐낼 수 없었고, 그에 대한 보상으로 그동안 참던 빵과 간식을 챙겨 먹는 일도 까먹지 않았다.


소아비만이었던 내가,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다면 느끼지 않았을 실패감을 너무나도 많이 맛보고 말았다. 어쩌면 태어났을 때부터 가지고 있었는지도 모를 그야말로 ‘비만 수저’를 가진다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신세한탄을 했던 적도 있다.


나는, 그리고 우리는 왜 이 소아비만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을까!


나는 미친 듯이 반복하던 다이어트를 전부 그만두었다. 그리고 새로운 식습관을 잡는 와중에 평생 비만으로 살았던 근본적인 이유를 알아냈다. 감량은 나의 목표가 아니었지만, 자연스럽게 나를 따라왔다.


나는 이 과정 속에서 소아비만 출신들이 요요 없이 감량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냈다. 돈도, 그렇다고 별도의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고서도, 감량이 이루어지는 법을 찾았다.


수많은 다이어트로 망가진 몸과 정신을 건강하게 돌려놓을 수 있었고, 더 이상 다이어트에 얽매이지 않는 편안한 삶 속에서 살 수 있게 되었다. 앞으로는 다이어트를 실패한 다양한 이유를 알고, 우리에게 맞는 다이어트 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부디, 비만으로 평생을 고통받아야 온 이들에게 작은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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