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다 못 해낼 것 같은 그런 불안감
전업주부로 산지 어언 5개월.
그냥 집에서 왔다 갔다 정도에 불과한 나의 삶에 역동성이 필요했다.
온몸이 찌뿌둥하고 점점 처지는 기분은 왠지 운동이 부족하기 때문인 것 같았다.
이곳에서 처음 골프를 시작했는데, 그다지 몸을 많이 움직이는 운동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골프를 하고 나서 집에 오는 길은 마음이 그리 가뿐하고 좋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하루의 루틴이 될 수 있는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오늘.
집 앞에 새로 생긴 운동 클럽에 1년 치 회원권을 등록하고 왔다.
지금까지 너무나도 끈기 없고 싫증을 잘 내는 내가 그나마 다양하게 할 수 있도록, 수영, 사우나, 다양한 gx 프로그램 등 이 있어서 다녀야겠다고 결심은 했는데, 그 이후 등록하기 전까지 계속 최소 3개월만 할 것인지, 1년을 할 것인지 엄청난 고민을 계속했다. 1년을 등록하게 되면 11개월치 돈으로 12개월을 할 수 있다는 경제적인 이점이 있으니 꾸준히만 한다면 당연히 1년을 등록해야 하지만, 나의 끈기에 자신이 없어 망설이는 시간을 끌고 끌고 끌다가, 결국 1년 치를 등록하게 되었다.
하지만, 왜 이리 불안한 걸까. 큰돈을 써서 운동클럽에 등록했으니, 시간도 많겠다. 그냥 매일 가면 되는 것을 난 벌써부터 못 갈 나의 미래를 걱정하고 있다.
요새 스스로 가장 부족하다고 느끼는 점이 바로 끈기인데, '내가 또 그만둘까' 시작한 첫날부터 두려운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내 불안함을 적어 본다. 어느 날 갑자기 가고 싶지 않아서, 또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어떠한 이유로 스스로를 합리화하며 가지 않을 그날이 다가왔을 때. 내가 이 글을 보면서 '이번에는 해낼 수 있겠지'라는 나 스스로에게 던지는 작은 희망의 불씨를 잊지 않겠다.
뭐 대단한 걸 하지 않더라도, 그냥 가서 러닝머신이라도 12분 뛰고 오는 것을 목표로.
이렇게 선전포고를 해두면 나중에 내가 헤이 해졌을 때 누군가가 보고 날 다독여 주기를.... 바라며.
그런데, 글의 마지막 부분을 쓰며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든다. 나는 왜 이리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사라졌는지...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키우기 위해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라는 생각. 나 스스로를 믿고 다독여 주는 그런 시간들이 필요한 게 아닐까 싶다.
"지은아, 해낼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