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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기간에 보는 뉴스

뉴스가 이렇게 재밌을 줄이야

by 지은이

예상보다 일찍 들어온 한국.


벨기에에 있는 3년 동안 이뤄야겠다 마음먹은 버킷리스트는 2년 동안 단 하나도 이루지 못했다.

1년이 더 있었더라면, 달라졌을 텐데... 하는 아주 좋은 핑계로 스스로를 달랬다.


하지만 아쉬운 맘에 뭐라도 마침표를 찍어보고자, 델프(DELF, 프랑스어 시험)를 등록했다.

무려, 레벨 B2.

한국에서는 대학에서 프랑스어를 전공한 학생들이 졸업요건으로 DELF B2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도 해외 살면 B2 정도는 따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벨기에 가기 전에 있었기에, 무슨 용기일까. 나머지 그 아래레벨은 내게 의미가 없다는 생각에 DELF B2 시험을 등록했다.


시험은 등록하고 아무것도 안 한 채로 시간은 그냥 흘러가 버렸고, 어느새 다음 주면 시험이다.


망했다.... 누가 봐도 내 실력은 B2가 아니다.

이미 떨어질 확률 99프로...

실력도 없고 공부도 안되고... 마음에 부담만 가득.

언어라는 것이 갑자기 벼락치기한다고 되는 것도 아닌데..라는 마음으로 좀 내려놓으려 하지만,

시험기간이라는 생각을 나에게서 떨쳐버리지 못했다.


그래서 그런지, 어쩜 이리 뉴스가 재밌나... 혼자 보내는 주말이 외롭고 서러울 만도 한데

공부 외 모든 딴짓들이 재밌고, 먹는 음식들은 또 왜 이렇게 맛있는지...

시험기간만 되면 공부 외에 모든 것이 재밌던 그 시절이 떠오른다.

어른이 돼도 여전하구나....


시험비도 비싼 마당에 적어도 노력은 해야 할 텐데, 학창 시절 딴짓하던 나는 어디로 가지 못하고, 여전히 브런치의 숲을 헤매며 글을 읽는데 너무나도 재밌다. 큰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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