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다는 건 어렵고 꾸준하기란 더 어렵다.
흘러가는 생각들을 붙잡아 정렬시키는 이들을 동경한다. 한 주의 시간과 별별 생각들을 담아.
#최고의 위로
아픔과 고통을 덤덤히 풀어내는 글을 좋아해.
고통에는 어떤 포장도, 합리화도 필요하지 않아. 아니, 오히려 제거해야만 해. 고통은 그리 예쁘지도 가치 있지도 않으니까 말이지.
모든 것에서 의미를 찾지 않아도 괜찮아. 이제 좀 내려놓아도 돼. 나한테 필요한 건 그럴듯한 위로도 조언도 아닌 적나라한 날것의 말들. 어떤 가식도 위선도 떨지 않는, 추하고 추해서 공감이 가는 그런 말들. 힘들 때 어두운 가삿말이 위로가 되는 이유와 같은 맥락이겠지.
그거 아니, 사람은 힘들 때 밝은 것을 찾지 않아.
함께 가라앉아줄 무언가를 찾지.
#또 다른 나의 우주
꿈에서 우리 집 고양이가 죽었다.
나는 왜 담담했을까. 현실에선 생각만으로 눈물이 차올라 품 안에 꼭 안아보았으면서.
생명을 이렇게나 사랑할 수 있다는 게, 애틋하게 벅찬 마음을 줄 수 있다는 게 신기하다. 한편으론 놀라울 만큼 몸서리 칠 정도로.
좋을 때도 외로울 때도 슬플 때도 졸릴 때도 심심할 때도 일상의 모든 순간, 나한텐 늘 네가 정답이었지.
물론 지금도. 그 어떤 날에도 널 바라보면 조금은 행복해졌으니까.
나는 네가 없이 살 수 있을까. 언젠가는 네가 없을 텐데. 아니 곧, 가까운 미래에서 너 없는 세상을 살아야 할 터인데. 10년이란 세월이 다다른 지금, 네 눈에 지나쳐온 시간은 어땠을까.
주저 없이 좋다고 말할 수 있는 몇 없는 것 중 단연 큰 자리를 차지하던 너였다. 이리 무겁도록 많은 행복을 받았는데. 너는 어땠니. 행복이 무언지 조금은 느껴보았니. 아프진 않았니. 원했든 원치 않든 머물러줘서 고마워, 좀 더 질기게 즐기다 가렴. 급할 거 없잖아. 아쉬운 게 없을 만큼, 겪어보지 못한 다른 세상에 대한 몹쓸 호기심이 한계에 다를 때까지.
아직은 때가 아니야.
# 사랑
당신의 취향과 욕망을 난 사랑하지 못한다.
그러니까 이건 어딘가 좀 많이 부패한 마음.
똑똑한 당신은 무시하고 나아가면 된다.
당신 안의 못난 당신은 옅어지길, 당신 안의 괜찮은 당신은 나보다 행복하길. 그 모든 걸 지닌 당신이 언젠가는 승자의 웃음을 짓길. 미성숙한 유대를 아슬아슬 줄타기하는 마음으로 관계에 덤빈다. 이런 나도 좀 괜찮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오늘만큼은 이곳에 존재하는 모든 글쟁이들을 사랑하려 한다. 쓰고 싶고, 쓰고 있는, 그들에게 존경을 표하며.
#우울은 언제나 우웁
우울할 때면 글을 쓴다. 그러다 멀미가 난다. 유난은. 어찌어찌 글을 쓰긴 한다. 길든 짧든 일단 쓰다 보면 그건 글이 되어있더라, 자꾸자꾸 보면 애정이 생겨나 있더라. 무얼 닮았는지. 여전히 목적은 흐릿하다. 잊을만하다가도 인정받지도 못할 이 짓을 틈틈이 행하고 있는 사실이 웃기지만 썩 그리 불행하진 않다. 압박과 불안이 스산한 세상에 온전히 스스로 찾아 하는 일이 있다는 게 싫지 않다. 그것이 그리 폼나지도, 밥을 먹여주지도 않지만.
그냥 좋아서. 안 하면 허전해서. 일단은 그래서라고 해두자. 다만 오늘은 어지러우니 여기까지, 진짜 토할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