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에도 숨 쉴 공간이 필요하다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인간관계를 추운 겨울날 서로의 온기를 찾아 모여든 고슴도치들에 비유했다. 너무 멀어지면 춥고, 너무 가까워지면 서로의 가시에 찔린다. 우리는 평생 이 딜레마 속에서 '찔리지 않으면서 따뜻한' 마법의 거리를 찾아 헤맨다.
인류학자 에드워드 홀은 이를 '적정 거리(Proxemics)'라는 이론으로 구체화했다. 그에 따르면 연인이나 가족처럼 밀접한 관계의 거리는 45cm 이내다. 하지만 이 거리가 24시간 내내 0cm로 유지된다면? 그것은 친밀함이 아니라 '침범'이 되고, 안정감이 아니라 '질식'이 된다.
사랑해서 결혼했고, 좋아해서 함께 사는데 왜 우리는 종종 숨이 막힐까? 인문학이 '개인 공간의 침해'를 지적한다면, 명리학은 '통풍(Ventilation)의 부재'를 경고한다. 꽉 막힌 사주는 흐르지 못하고 썩는다. 사람 사이도 마찬가지다.
명리학에는 '합(合)'이라는 개념이 있다. 글자와 글자가 만나 서로 끌어안고 묶이는 현상이다. 보통 합은 화합과 다정함을 의미하지만, 명리학 고수들은 합이 너무 많은 사주를 경계한다. 이를 '기반(羈絆)'이라 하는데, 서로 묶여서 꼼짝달싹 못 하는 상태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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