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 보기 전에 확인해야 할 관계의 유통기한

오래된 인연이 항상 좋은 인연은 아니다

by 덕원

냉장고 속 우유는 유통기한이 하루만 지나도 냄새를 맡아보고 가차 없이 버린다. 상한 음식이 내 몸을 망칠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우리는 유통기한이 한참 지난 관계는 버리지 못할까? 만날 때마다 과거의 실수만 들추는 친구, 만날수록 자존감을 갉아먹는 연인, 성장이 멈춘 동료... 이미 상해버려 악취가 나는데도 우리는 "우리가 알고 지낸 세월이 얼만데"라며 그 관계를 꾸역꾸역 삼킨다. 그리고 결국 마음의 배탈을 앓는다.


우리가 썩은 인연을 놓지 못하는 이유는 사랑 때문이 아니다. 행동경제학에서 말하는 '매몰 비용 오류(Sunk Cost Fallacy)' 때문이다. 지금까지 쏟아부은 시간과 감정이라는 비용이 아까워, 앞으로 닥칠 더 큰 손해(감정 소모, 기회비용)를 외면하는 비합리적 선택이다.


하지만 인문학은 묻는다. "과거의 시간이 당신의 미래를 담보 잡을 권리가 있는가?" 명리학은 여기에 한 술 더 떠 서늘한 진실을 전한다. "모든 인연에는 각자의 계절이 있으며, 계절이 바뀌면 옷을 갈아입듯 사람도 바뀌어야 한다."


322.png "무거운 짐을 내려놓지 않으면, 새 계절의 선물을 받을 손이 없다."



명리학에는 10년마다 인생의 큰 환경이 바뀌는 '대운(大運)'이라는 개념이 있다. 많은 사람이 이를 '대박 운'으로 오해하지만, 정확한 의미는 '거대한 운의 주기(Grand Cycle)'가 교체된다는 뜻이다.


인생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의 계절을 건너간다. 당신이 20대에 '여름'의 대운을 지나고 있었다면, 그때 당신에게 필요한 사람은 뜨거운 열정을 함께 태울 '불(火)' 같은 친구였을 것이다. 그 친구와는 밤새 술을 마시고 미래를 꿈꾸며 더할 나위 없이 좋았을 것이다. 이것을 불교에서는 '시절인연(時節因緣)'이라 부른다. 그 시절, 그 계절에 딱 맞는 인연이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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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원의 인문명리학입니다.. 저는 30년간 명리학계에 종사해온 베테랑으로서 명리학과 인문학의 융합을 통해 인간의 삶을 더욱 입체적으로 해석하고자 하는 노력을 진행해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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