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첫눈에 반했나요?

사랑은 부족한 것을 알아보는 감각이다

by 덕원

시끄러운 카페, 문이 열리고 누군가 들어오는 순간 주변의 소음이 진공청소기에 빨려 들어간 듯 사라진다. 배경은 흐릿하게 아웃포커싱 되고, 오직 그 사람만 고해상도로 내 망막에 꽂힌다. 심장이 제멋대로 튜닝을 바꾸고, 뇌에서는 경고등과 축포가 동시에 터진다.


"찾았다."

우리는 이 기적 같은 3초의 사건을 '첫눈에 반함'이라 부르고 '로맨스'라 쓴다. 하지만 브런치 독자 여러분에게 낭만 대신 조금 서늘한 진실을 전해야겠다. 당신이 느낀 그 전율은 전생의 기억도, 큐피드의 장난도 아니다. 그것은 당신의 무의식이 수행한 '초정밀 결핍 스캔'의 결과값이다.


사랑은 완벽한 사람을 알아보는 능력이 아니다. "내 운명에 없는 성분을 저 사람이 가지고 있다"는 것을 0.1초 만에 간파해 내는, 생존을 위한 본능적 감각이다.



4322.png "사랑은 타인의 눈동자 속에서 내가 잃어버린 조각을 발견하는 일이다."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은 <향연>에서 인간은 원래 두 사람이 붙어있던 존재였으나, 신의 노여움을 사 반으로 쪼개졌다고 말했다. 그래서 평생 잃어버린 반쪽을 찾아 헤맨다는 것이다. 이 낭만적인 신화는 명리학의 '용신(用神)' 이론과 소름 돋게 일치한다.


사주팔자 여덟 글자는 당신이라는 존재의 '레시피'이자 '바코드'다. 그런데 완벽한 사주는 없다. 누구나 어떤 기운은 넘치고, 어떤 기운은 텅 비어 있다. 당신의 본능적 무의식은 귀신같이 이 불균형을 안다. 그래서 내 사주에 없는 기운을 가진 사람이 나타나면, 뇌보다 몸이 먼저 반응한다.


예를 들어보자. 당신이 명리학적으로 '메마르고 뜨거운 땅(조열한 土)' 같은 사람이라고 치자. 겉으로는 화려하고 열정적이지만, 속은 타들어 가는 갈증에 시달린다. 그런 당신 앞에 '촉촉한 비(水)'를 머금은 남자가 나타난다. 그는 당신처럼 화려하지도, 말을 잘하지도 않는다. 그저 조용히 들어주고, 차분하게 웃을 뿐이다. 그런데 당신은 그 서늘함에 미친 듯이 끌린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가 잘생겨서가 아니라, 당신이 살기 위해서다. 당신이라는 땅이 갈라지지 않으려 본능적으로 '물'을 끌어당기는 것이다. 명리학에서는 이를 '합(合)'이라 부른다. 합은 낭만적인 포옹이 아니다. 진공 상태가 공기를 빨아들이듯, 결핍이 충족을 향해 돌진하는 물리학적 인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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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원의 인문명리학입니다.. 저는 30년간 명리학계에 종사해온 베테랑으로서 명리학과 인문학의 융합을 통해 인간의 삶을 더욱 입체적으로 해석하고자 하는 노력을 진행해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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