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병은 죄가 아니다

당신은 게으른 게 아니라 막혀 있다

by 덕원

일요일 밤 9시, 예능 프로그램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 전국의 거실에는 보이지 않는 장례식이 거행된다. 주말의 자유가 사망 선고를 받는 시간이다. 심장은 불규칙하게 뛰고, 내일이 오지 않기를 바라는 유아적인 기도가 터져 나온다. 우리는 이 증상을 '월요병'이라 부르고, 자신을 "의지박약한 월급쟁이"라며 자조한다.


하지만 알베르 카뮈가 시지프스의 신화를 통해 현대인을 위로했듯, 인문명리적 관점에서 볼 때 월요병은 당신의 죄가 아니다. 그것은 당신의 몸이 '자연의 시간(Kairos)'에서 '자본의 시간(Chronos)'으로 강제 이주당할 때 발생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시차 적응 실패'이자 '에너지의 물리적 충돌'이다. 당신은 게으른 것이 아니라, 거대한 시스템이라는 벽 앞에 가로막혀 '기(氣)'가 체한 상태다.



"나무가 쇠를 만났을 때의 통증, 그것이 월요병의 실체다."



명리학의 눈으로 월요일 아침을 해부해 보자. 아침은 오행상 '목(木)'의 시간이다. 목은 땅을 뚫고 솟구치는 용수철 같은 탄성, 즉 '생명력'이다. 인간은 본래 아침이면 나무처럼 기지개를 켜고 위로 뻗어나가려 한다.


그런데 현대 사회의 월요일은 어떤가? 출근 시간, 회의, 마감, 상사의 지시라는 강력한 규칙과 통제가 기다린다. 명리학에서 규칙과 통제는 '금(金)'이다. 쇠뭉치이자 도끼다.


일요일 밤, 당신의 무의식은 이미 알고 있다. 내일 아침, 나의 여린 '목(자아)'이 거대한 '금(회사)'과 정면으로 충돌한다는 사실을. 이를 명리학 용어로 '금극목(金克木)'이라 한다. 쇠가 나무를 찍어 누르는 형국이다.


당신이 침대에서 일어나기 힘든 이유는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라, 본능적으로 이 '충돌'을 감지한 뇌가 "거기 가면 다쳐!"라고 비상 신호를 보내며 몸을 마비시키기 때문이다. 스토아 철학자들은 "인간은 통제할 수 없는 것 앞에서 고통받는다"고 했다. 주말 내내 내가 주인이었던 시간의 주권이, 월요일이 되자마자 타인(회사)에게 넘어가는 이 '통제권 박탈'의 순간. 당신의 영혼은 바로 이 지점에서 질식감을 느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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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원의 인문명리학입니다.. 저는 30년간 명리학계에 종사해온 베테랑으로서 명리학과 인문학의 융합을 통해 인간의 삶을 더욱 입체적으로 해석하고자 하는 노력을 진행해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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