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적 편재의 욕망, 불타버린 나무의 고백

나폴레옹 & 조제핀, 세상을 가졌으나 단 한 사람에게 무릎 꿇다

by 덕원

바람이 매섭다. 대서양의 고도(孤島), 세인트헬레나의 파도는 거칠게 으르렁거리며 늙은 황제의 침소까지 밀려온다. 1821년 5월 5일, 유럽을 자신의 발아래 두었던 정복자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숨을 거둔다.


그가 마지막 순간, 희미해지는 의식 속에서 뱉어낸 단어는 '프랑스'도, '군대'도 아니었다. 제국의 영광도, 워털루의 패배도 아니었다. 그것은 한 여인의 이름이었다.

"조제핀..."

도대체 왜, 세상을 정복한 남자가 한 여인의 이름 앞에서 그토록 무력하게 무너져야 했을까? 오늘 우리는 영웅의 신화 뒤에 숨겨진, '결핍'이라는 이름의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사랑의 민낯을 들여다보려 한다.


1. 마른 나무(甲木), 광활한 대지(戊土)에 뿌리내리다


명리학의 눈으로 본 나폴레옹은 갑오(甲木) 일주다. 그는 바싹 마른 장작과도 같은 거목이다. 위로 솟구치려는 욕망, 타인을 굽어보려는 우두머리의 기질이 뼛속까지 새겨져 있다. 그러나 이 나무는 외로웠다. 물기가 없어 언제든 불타오를 준비가 된, 위태로운 나무였다.


그런 그에게 조제핀이 나타났다. 그녀는 무진(戊土) 일주, 끝을 알 수 없는 광활하고 축축한 대지의 현신이었다. 26세의 촌스러운 코르시카 청년 장교에게, 6살 연상의 사교계 여왕 조제핀은 단순한 연인이 아닌, 그가 뿌리내릴 수 있는 유일한 땅이었다.


인문학적으로 볼 때, 이들의 만남은 '결핍의 상호 보완'이다. 나폴레옹은 그녀의 세련된 귀족적 태도를 통해 주류 사회로 진입하고자 했고, 몰락한 귀족이었던 조제핀은 그의 칼을 빌려 생존과 사치를 보장받으려 했다. 이것은 사랑이기 이전에, 서로의 생존을 위한 처절한 동맹이었다.


나폴레옹은 전장에서도 매일같이 펜을 들어 편지를 썼다.

"당신 없는 세상은 사막과 같소. 내 영혼은 당신이라는 늪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소."

그것은 연서가 아니라, 흙을 찾아 헤매는 나무의 절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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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원의 인문명리학입니다.. 저는 30년간 명리학계에 종사해온 베테랑으로서 명리학과 인문학의 융합을 통해 인간의 삶을 더욱 입체적으로 해석하고자 하는 노력을 진행해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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