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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Sa Oct 01. 2023

2. 그 후.

'자취를 하고부터 매년 한 통의 편지가 온다'의 2편

부모님의 한 통의 편지가 나의 여름방학을 바꿨다. 원래는 이탈리아로 갈 예정이었지만 그것도 날이 갈수록 마음을 내려놓게 됐다. 그냥 한국에서 취업 준비나 하고 지내야지 하는 마음이었던 참에 일본으로 가야만 하는 이유가 생겼다.


코로나로 인해 2살 위인 오빠가 4년 만에 귀가한다는 소식을 듣자 4년 만에 다 같이 모일 기회는 이때다 싶어 일본에 갔다.

나와 같은 나이 때 한국으로 떠난 오빠도 군대와 코로나로 4년 넘게 돌아오지 못했다.


부모님은 우리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부터 국내여행을 계획하셨다. 우리 가족은 우리가 대학에 가기 전까지 자주 일본 국내 여행에 떠났다. 아빠가 운전을 하고 일본 가장 북부 지역부터 남부 지역까지 때로는 비행기와 차를 타고 떠났다. 부모님은 우리가 대학을 한국으로 가는 걸 생각하면 이때밖에 없다고 우리가 중학교와 고등학교 때 가족 여행을 가기로 택하셨다.


나는 이때 추억이 대학에 와서 가장 그립고 많이 회상됐던 것 같다. 그만큼 소중한 추억을 우리가 온다는 소식에 다시 계획한 모양이다.


우리는 일본 중부지방으로 향했다. 도쿄보다 더 남쪽으로 이동하면 있는 곳에 3박 4일을 알차게 보냈다. 맛있는 것도 먹으러 갔다. 혼자 있을 때는 매사에 잘 챙겨 먹지 못하고 비싸서 못 먹는 음식들을 왕창 먹었다.


그렇게 보낸 2주를 마치고 다시 한국으로 귀국했다. 부모님은 아주 좋았는지 그 뒤, 카톡 프사에 우리와 함께 보낼 수 있어 좋았다고 사진과 글을 올렸다.


아직 학생이고 앞으로 일을 하게 되는 내게 경제적으로 선물을 해 드릴 돈은 없지만 학생으로서 할 수 있는 건 부모님을 뵈러 가는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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