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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일이일 Apr 28. 2023

3. 1학년 1학기 1등이 되었다.

서른 살 새내기의 학점 잘 받는 방법

1학년 1학기 기말고사가 끝나고 성적이 나오기까지의 약 2주, 나는 긴장을 풀 수가 없었다.

애초에 교직이수를 위해서 대학에 왔고 교직이수를 하려면 성적이 매우 중요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2학년 2학기까지는 1등을 하는 것이 내 목표였다.

그러나 한 과목에서는 교수님에게 시험문제가 잘못되었다고 따지기까지 했으니 성적 걱정을 안 할 수 있을 리가..


그렇게 첫 성적을 확인하는 순간,

정말 오랜만에 입이 찢어지게 웃었다.

사실 대학에 와서 학점 좀 잘 받는 게 별 거 아닐 수도 있다. 그리고 실제로도 그렇다. 내가 1등 한 번 했다고 세상이나 내 인생은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등수란에 쓰여 있는 ’ 1‘이라는 숫자는, 그저 3개월 남짓한 기간 동안 밤을 새우며 공부했던 나에게 머리 한 번 쓰다듬어 줄 껀덕지가 되어줄 뿐이다.

이 ‘1’은 내가 서른에 대학을 선택한 것이 틀리지 않았다는 증거도 되어주지 못하고, 내 미래를 보장해 주지도 않는다.

단 하나, 내가 꾸는 꿈이 말 뿐인 꿈이 아니라고 말해줄 수 있다. 내가 지금 말로만 꾸는 꿈이 아니라 삶으로 꿈을 꾸고 있다고 말해주고 있다.


성적을 확인하고 기쁜 마음에 우리 4남매의 단톡방에 저 사진을 올렸다. 나이 서른에 성적표나 자랑하는 게 참 보잘것없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1등 했으면 자랑 좀 해도 되지 않을까?

내 쓸데없는 걱정과는 달리 누나들과 동생은 내 성적을 신기하게 봐주었다. 나를 자랑스럽게 여겨주거나 칭찬해 주면 나 역시도 어색할 것 같았다.


‘서른에 스무 살들과 경쟁해서 1등을 하긴 했네.‘ ‘어떻게 저런 성적을 받냐ㅋㅋ’


딱 여기까지가 내가 바라던 리액션이었다. 너무 진지하지 않으면서도 쿨하게 어깨를 툭 치는 듯한 말. 내가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받아들일 수 있는 칭찬의 한계.

나는 그 한계선 안에서 최대한의 기쁨을 누렸다.



학점 잘 받는 방법


이번화에서는 대학에서 학점을 잘 받는 법을 소개해 보려고 한다. 학점을 어떻게 하면 잘 받는지는 스무 살이든 서른 살이든 모른다. ‘시험을 잘 보면 되지 않냐?’라는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이다. 고등학교까지만 해도 성적은 대부분 시험으로 결정된다. 시험을 잘 보면 성적이 잘 나온다는 말이다. 그런데 대학에서는 시험만 잘 봐서는 학점을 잘 받을 수 없다. ‘물론 학점을 잘 받는다’의 기준이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인문대에서 교직이수를 목표로 하던 나에게 학점을 잘 받는다는 것은 최소 4.4점 이상을 받는 것을 의미한다.



그 방법은 바로~!

1. 수업계획서 확인하기!

많은 학생들이 수강신청을 하고 학기가 시작해도 내가 듣는 수업의 수업계획서를 확인하지 않는다. 아마 이걸 읽고 있는 당신도 읽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수업계획서를 보지 않고는 학점을 잘 받기 위한 전략을 세울 수 없는데도 말이다. 수업계획서에서 우리가 봐야 할 부분은 성적 반영 비율이다. 성적 반영 비율은 보통 출석, 중간고사, 기말고사와 과제, 태도, 발표 등의 항목으로 나뉜다. 이 반영 비율을 확인하면 내가 어디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하는지 알 수 있다. 보통은 기말고사 반영비율이 조금 높은 편이고, 강의 특성상 발표나 과제 비율이 시험보다 높은 경우도 있다. 그런데 만약 수업계획서를 확인하지 않았다면? ‘과제 하나쯤 버리지 뭐’하는 생각에 과제를 안 냈다면? 에이쁠로 가는 문은 굳게 닫혀버릴 것이다.


2. 질문하기!

질문을 하라고 하는 이유를 당연히 모르는 걸 그냥 넘어가지 말고 그때그때 물어봐야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몰라서 질문하는 게 아니다.

물론 모르는 게 있으면 당연히 질문해야 한다. 그런데 모르는 게 없어도? 질문해라.

자, 당신의 대학생활을 생각해 보라. 한 번이라도 질문을 한 적이 있는가? 없다. 보통 없다. 그런데 교수님 입장에서 질문을 하는 학생이 얼마나 예뻐 보이겠는가.

지금 나는 교수님에게 아부를 하라는 것이 아니다. 위에도 말했지만 보통 태도 점수가 있다. 시험 성적이 같다면? 과제 점수가 같다면? 당신의 등수는 태도점수에서 갈린다. 질문하기는 이 태도점수를 위한 전략이다. 질문을 한다는 것은 수업을 열심히 들었다는 증거가 된다. 똑같이 열심히 강의를 들었으면 티를 내라는 말이다.

다만 질문은 수업을 마치고 해라. 교수님이 수업을 끝내지 않았는데 질문을 한다면 동기들의 미움을 한 몸에 받게 될 테니까!


3. 과제에는 성의를!

과제란.. 대학생활을 피폐하게 만드는 주범이다.(그리고 과제는 교수님이 낸다.) 좋게 볼래도 그럴 수가 없게 만드는 이 과제라는 녀석을, 예뻐해줘야 한다.

과제가 꼴 보기 싫다고 대충대충 해서 제출하면 안 된다. 최대한 잘 만들려고 해야 한다. 요즘은 과제를 문서파일로 만들어서 사이버캠퍼스라는 사이트에 제출한다.(10년 전에는 수기로 보고서를 작성해서 제출했다..) 그렇다면 과제를 제출할 때 보고서라면 형식은 잘 지켰는지, 띄어쓰기는 잘했는지, 오타는 없는지는 기본으로 확인해야 한다. 동기 중에 자신이 작성한 과제를 한 번도 안 읽어보고 그냥 제출해 버리는 경우를 봤는데 다시 확인하지 않으면 무조건 틀린 게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과제에 성의가 보여야 한다. 그 성의에는 여러 형태가 있겠지만 대표적으로는 ‘양 늘리기’가 있다. 그러나 나는 양 늘리기를 못하는 편이라 최대한 고민한 티가 나게 과제를 작성한다.


4. 강의에 집중하기(교수님 분해하기)

마지막은 강의에 집중하기이다. 너무 뻔한 이야기라고 생각하겠지만 여기에는 깊은 뜻이 있다. 강의에 집중하면 교수님이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유독 강조하거나 학기 내내 반복해서 하시는 말씀이 있다. 이런 것들을 캐치해서 과제할 때나 시험 볼 때 적용한다면 학점이 낮으래야 낮을 수가 없다.

예를 들면 교수님께서 ‘고전 문학을 그 옛날의 작품으로만 여기지 말고 현재와 연결시킬 수 있어야 한다.‘라는 말씀을 자주 하셨다면 이걸 기억했다가 과제를 할 때 적용해야 한다. 그리고 이에 관련해서 시험에 나올 수도 있다.(실제로 나왔다.) 이러니 강의에 집중하지 않으면 되겠는가?


물론 위의 방법은 전부 시험을 잘 본다는 전제 하에 효과가 있다. 시험 못 보면 말짱 도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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