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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실 Oct 31. 2024

할로윈데이

추모와 안전을 함께 생각하는 날

10월 말이 되면 언제나 그렇듯

아이들은 할로윈 파티 이야기를 하며

들뜬 기분을 감추지 못한다.

“선생님, 할로윈 때 뭐 입고 와요?”

 “사탕도 먹고 파티해요?”

등의 질문이 쏟아진다.


하지만 이태원 참사 이후

할로윈 파티를 하는 것이 조심스러워졌다.

많은 분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두고

 마냥 신나게 파티를 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이 이야기를 해주었지만,

그 사건을 온전히 이해하기에

초등학생인 우리 아이들에게는

어려운 듯했다.


그럼에도 그 사건이 있던 첫 해에는

그런 이야기만 나눈 채 파티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아이들에게 이해하기 어려운 말들로

 파티를 못하게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그분들에 대한 추모의 마음을 가지고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할로윈을 기념하면서 서로를 보살피고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이 날은 기쁨과 즐거움뿐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은 이들을 기억하고

그들과 함께하는 마음을 되새기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우리만의 할로윈 파티

규칙을 만들기로 했다.

파티 전날 아이들과 부모님에게

안전 수칙과 규칙을 미리 공유하여

모두가 동참할 수 있도록 했다.


당일 파티 시작 전에는

다시 한번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이태원에서의 안타까운 일에 대해

설명을 해주었다.


 그리고 잠시 추모의 시간을 가졌다.

내가 진심을 담아 그분들께

기도하는 모습을 보면 아이들도

그 마음을 조금이나마

느끼지 않을까 생각했다.


또한 의상에 대해서는 화려한 복장과 분장이 아닌,

 교실에 최소한의 소품을 마련해 두었다.

과자 역시 반에서 친구들끼리

나눠먹을 수 있도록 작게 포장했고,

다른 교실로 이동하기보다는

 우리 반 안에서 반 친구들끼리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아이들에게 말로 설명하기보다는

직접 추모하는 시간을 가지니,

아이들도 어렴풋하게나마 그 마음을

이해하는 듯 보였다.


아이들에게 이번 할로윈 파티가

할로윈 데이에 대한 생각을

다시금 되새기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본다.

3년 전 할로윈데이
<독실쌤과의 실천 포인트>
함께 추모의 마음을 품고, 서로를 보살피는 시간을 가져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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