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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ner courage Jul 03. 2023

이야기를 시작하며

암병동이야기

나의 일터는 암센터이다. 깨어있는 시간의 절반이상을 보내는 이곳은 수많은 삶과 죽음이 혼재된 특별한 공간이다. 죽음이 수없이 반복되지만 저마다의 사연과 의미를 가진다. 삶 또한 마찬가지다. 


 의학의 발전으로 암 환자는 이전에 비해 오래 살 수 있게 되었고 암 환자의 생존기간은 해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어떻게든 버텨보려 발버둥쳐도 결국 한계에 도달하고 만다.


 고군분투하는 그 시간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있다. 코 끝이 매워지는 안타까운 이야기도 있고 가열처절한 싸움도 있지만 웃느라 배가 아플 만큼 재미난 이야기도 있고 로미오와 줄리엣을 능가할 세기의 사랑도 있다. 


 나는 직업상 그들과 함께 하면서 내밀한 이야기를 듣고 나누며 함께 울고 함께 기뻐할 수 있었다. 그들의 이야기는 나에게 큰 울림이 되었고 내 삶은 충만해졌다. 그들이 세상을 떠나고 그 이야기가 내 안에만 있다가 사라진다는 것이 항상 두려웠다. 

 그들은 그렇게 잊혀 질 분이 아니다. 당신에게 들려주고 싶다. 그 이야기가 당신을 가득 채워 삶이 충만해지길 바란다. 내가 그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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