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선택은 나를 덜 괴롭게 하는 쪽이니까
고민에는 끝이 없다.
하지만 끝없는 고민은, 나를 움직이지 못하게 만든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답이 없는 걸로 너무 오래 고민하는 건, 결국 나를 지치게 만든다는 걸.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가치관이 있다.
사람마다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다르고, 살아온 방식도 다르니까.
그 자체는 괜찮다. 누가 맞고 틀렸는지를 따질 문제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문제는 공존하기 어려운 가치들을 붙잡고 끝없이 맴도는 경우다.
그런 모습을 볼 때, 나는 좀 답답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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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다 가질 수 없을 때”
예를 들어, 편하게 쉬면서도 높은 수익을 얻고 싶다는 마음.
그건 누구나 바랄 수 있는 일이지만, 현실에서는 동시에 이루기 어려운 조건이다.
전문성을 갖추고 많은 돈을 벌기 위해서는 공부하고, 스스로를 갈아넣고, 시간을 써야 하니까.
그런데도 사람들은 이 둘 사이에서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사실은 마음 한켠에는 이미 선택이 끝났는데,
어떻게 하면 다른 것도 가질 수 있을까 하는 욕심이 결정을 미룬다.
예를 들어, 이미 현재의 직장이 지금으로선 최선의 선택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계속 이직 공고만 들여다보며 ‘혹시 더 나은 조건이 있을까’를 생각하듯이.
그러다 결국, 스스로를 더 피곤하게 만든다.
어차피 어느 한쪽이든 선택을 하게 될 것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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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보다 어려운 건, 잃음을 받아들이는 일”
그것을 가지고 고민이라고 이야기를 꺼내며 상담을 하려 한다면,
듣는 사람도 상당히 힘들다.
이야기를 듣다 보면 보통은, 우선순위가 이미 분명하게 드러난다.
그렇다면 내가 보기엔 그 상황에서 필요한 건 결단뿐이다.
절대로 버릴 수 없는, 지켜야만 하는 그 가치 하나를 반드시 얻어내겠다는 다짐.
그리고 병행해서 얻을 수 없는 가치들에 대해서는 일시적으로든
내가 잃어도 좋다는 각오.
이를 바탕으로 한 선택. 단지 그것뿐이다.
인생에서 둘 모두를 얻는다는 선택은 오히려 드문 일인 것 같다.
인생이란 게임은 얼핏 불합리해 보이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생각보다 공평하고 공정한 부분도 있다.
늘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이 있고,
잃는 것이 클수록 얻는 것도 크다.
어쩌면 결단과 선택이 늦어지는 건,
결국 ‘잃음’에 대한 아픔을 감당할 준비가 아직 안 된 탓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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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하고, 살아내는 것”
물론, 더 고민하고 애를 쓰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방법이 있을지도 모른다.
이미 그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해내고 있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이런 말이 자칫 ‘스스로를 한계 짓는 이야기’처럼 들릴 수도 있다는 건 나도 안다.
그 지점에서 다시 한 번 질문을 던져본다.
어느 하나를 선택해서 애를 쓰면서 다른 하나도 쥐려 노력하는 것과,
그저 둘 중 하나를 고민하며 어쩔 줄 몰라 하는 것.
세세하게 모든 경우를 다 따지면 이분법적으로 나눌 수만은 없겠지만,
결국은 어느 하나를 빠르게 선택해서 ‘멈춰 있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오히려 더 큰 효율과 삶의 방향성을 가져온다고 나는 믿는다.
그래서 나는 그런 순간엔 차라리 빠르게 선택하는 것이 낫다고 믿는다.
어차피 어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빨리 결정하고 그 선택을 살아내는 쪽이 나를 덜 괴롭게 한다.
그렇게 믿게 된 데에는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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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선택한 삶을 살아내는 중”
예전에 학원에서 일하던 시절, 나는 똑같은 고민을 했다.
급여는 나쁘지 않았지만,
그걸 받기 위해 감당해야 했던 정신적 스트레스는 컸다.
결과에 대한 원장의 압박, 학부모의 눈치, 학생들과의 소통에서 오는 오해들…
돈도 중요하지만, 내가 나로서 건강하게 살아가는 게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만뒀다. 그 선택을 한 건 나고, 지금도 후회하지 않는다.
돈과 정신 건강, 둘 다 중요하다.
하지만 나는 그 중 한 가지를 우선하기로 한 거다.
그때의 나는 ‘돈이 조금 부족해도 내 마음이 무너지지 않는 쪽’을 선택했다.
그 선택 이후로 나는 스스로를 더 믿게 되었다.
물론 가끔 후회가 불쑥 올라오기도 한다.
‘그때 그냥 참고 계속 했으면 지금은 좀 더 안정적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하지만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나는 초심을 떠올린다.
그건 잠깐 스쳐가는 감정일 뿐이고,
내가 진짜로 바랐던 삶은 바로 지금 이쪽이라는 걸 기억해낸다.
내가 바랐던 삶을 살고 있으면서,
살지 않은 삶에 미련을 두는 건 나를 괴롭히는 일이다.
그래서 그런 후회는 더 이상 키우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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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지금의 나는,
답 없는 고민을 내려놓고
내가 선택한 삶을 조용히 살아내는 법을 배우는 중이다.
그게, 나를 가장 단단하게 지켜주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