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완다에서 자취 시작
아프리카에서 자취를 한다고 하면
사람들은 대개 비슷한 표정을 짓는다.
"거기, 물은 나오고?"
"전기는… 자주 끊기겠네?"
"밥은… 뭐 먹어?"
그 뒤로는 자연스럽게 어떤 이미지들이 따라붙는다.
가뭄, 맨발의 아이들,
흙먼지 날리는 길과
구호물자 스티커가 붙은 비닐 포대들.
한 번 각인된 장면은 쉽게 덧칠되고,
좀처럼 지워지지 않는다.
하지만 아프리카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대륙이고,
그 안에도 수많은 나라와 도시와 동네가 있다.
적어도 내가 사는 르완다의 수도 키갈리는
그 이미지와는 조금 다르다.
밤이 되어도 꺼지지 않는 불빛들은
도심 위로 흐르는 별자리처럼 반짝인다.
물은 뜨거운 온수도 잘 나온다.
전기도 끊기지 않는다.
(지금 이 글도 와이파이 4개 모두 잘 터지는 방에서 쓰는 중이다.)
아프리카라서 모든 게 불편할 거란 건
반쯤 맞고, 반쯤 틀렸다.
르완다에서의 첫 자취.
생각보다 덜 모험이고,
생각보다 더 일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