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하면서 돈도 번다고?

P2E 게임, 그리고 규제

저는 음악, 스포츠, 드라마 등등 온갖 문화적 컨텐츠에는 찔끔찔끔 다양하게 관심을 갖고 있지만, 유독 '겜알못'이에요. 어렸을때부터, 손이 참 둔한데다가 머리를 이리저리 굴리는 것도 잘 못하다보니 게임을 참 못해서 오락실이나 온라인으로 하는 게임은 물론이거니와 엠티에서 하는 게임, 보드게임조차 참 못했어요. 남들 다하는 스타크래프트나 롤도 해 볼 생각을 전혀 못했죠. 그나마 손댄게 한게임 맞고와 애니팡 정도, 그래서 요즘 게임 트렌드를 전혀 몰라요. 페이커도 예능에 나와서 겨우 알았어요.

끝판왕은 항상 구경만... (photo by Kelly Sikkema @unsplash)

그런데 최근 P2E라는 게임이 있다고 하네요?

PTE란,  PTE(Play to Earn), 즉 '플레이를 하면서 돈도 벌 수 있는 게임'이라고 합니다.

와우. 게임하면서 돈도 벌면 참 좋겠어요. 게임한다고 엄마한테 등짝도 안맞고. 게임하느라 시간버리고 돈버리는거 참 한심하다 했는데, 열심히 하면 돈을 벌 수 있다니요. 

 

예전에 게임머니 하니까, 십수년전 한게임에서 맞고를 치던 생각이 나네요. 아장아장하는 수준의 사람들을 오링시키는 방식을 거듭해서 수십억원의 한게임 머니가 쌓였던 적이 있었는데, 사실 내돈 아니다 보니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못먹어도 쓰리고를 몇번 하고나니 저도 어느새 오링이 되었어요. 게임머니지만 정말로 뒷골이 땡기더라고요. 이게 진짜 내 돈이었으면 한강 갔겠죠?

저 같은 사람들을 위해, 정부에서는 게임에 대한 다양한 규제를 하고 있어요. 

현실에서 도박을 금지하는 것처럼 게임에서 돈을 걸고 하는 도박을 금지하고 있죠.

그래서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게임법)에는 다음과 같은 규제가 있어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28조(게임물 관련사업자의 준수사항) 게임물 관련사업자는 다음 각 호의 사항을 지켜야 한다. 
  2. 게임물을 이용하여 도박 그 밖의 사행행위를 하게 하거나 이를 하도록 내버려 두지 아니할 것
  2의2. 게임머니의 화폐단위를 한국은행에서 발행되는 화폐단위와 동일하게 하는 등 게임물의 내용구현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운영방식 또는 기기ㆍ장치 등을 통하여 사행성을 조장하지 아니할 것

제32조(불법게임물 등의 유통금지 등) ①누구든지 게임물의 유통질서를 저해하는 다음 각 호의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7. 누구든지 게임물의 이용을 통하여 획득한 유ㆍ무형의 결과물(점수, 경품, 게임 내에서 사용되는 가상의 화폐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게임머니 및 대통령령이 정하는 이와 유사한 것을 말한다)을 환전 또는 환전 알선하거나 재매입을 업으로 하는 행위

플레이 하게 되는 게임 자체는 일반적인 보통의 게임의 룰을 갖고 있다고 하면, 위 28조의 규제는 받지 않을 거에요. 하지만 그 게임의 플레이로 인하여 돈 또는 가상화폐 또는 환전할 수 있는 게임머니를 얻을 수 있게 되면 위 32조 1항 7호에 해당하는 것이어서 허용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전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PTE게임이 우리나라에서는 플레이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죠. 

게이밍키보드는 왜 알록달록한거임? 눈 안아픔? (photo by Aryus Hill @unslplash)

작년에 국내 1호 PTE 게임이었던 무한돌파삼국지 리버스는 사후에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사후모니터링에서 적발되어 퇴출되었다고 하고,  위메이드의 PTE방식 MMORPG게임인 미르4는 국내에서 서비스를 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하지만 블록체인기술의 개발속도나 전세계적 트렌드를 고려한다면 언젠가는 이와 같은 규제는 철폐되겠지요. 다만, 근시일내에 부작용을 막기 위한 세심한 대체 입법방안이 세워지지 않는다면 우리나라에서는 아직은 PTE 게임을 즐기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