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이 아니라 진심으로 깨달을 때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詩』 초판본―「장」과 「밤」

by 데미안에너지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詩』 초판본, 마흔일곱 번째 시!

47장.jpg “AI생성 이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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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일탈을 경험한다면


‘생활(生活)’이라는 단어가 아주아주 강하게 다가오는 시다. 1연에서 ‘생활’이 무엇인지를 확실하게 심어준다. 그리고 2연에서 ‘가난한 생활’을 살아내는 우리 어머니들의 삶을 얘기하고 있다. ‘……’(말줄임표)는 ‘아낙들의 생활, 발자취’를 표현한 게 아닐까! 그렇게 하루 종일 ‘시들고 가난한 생활’을 하고 ‘쓴 생활’과 바꾸어 돌아가는 ‘아낙들’의 삶이 슬프다.

그런데 이번 시에서는 슬픔만 느껴지는 게 아니다. 무언가 아낙네들이 보여주는 삶의 의지가 느껴진다. 새벽에 수산시장 같은 곳을 가보면 ‘시들고 쓴 생활’ 속에서도 힘이 담겨 있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살.아.있.다.’가 무엇인지 고민하게 만드는 시다.

나는 ‘진짜 생활(生活)’을 하고 있는가?

진짜 생활은 무엇인가?

그렇다면 가짜 생활도 있는가?

우리는 일상(日常)을 살아간다. 일상은 항상, 습관적으로, 늘 같은, 반복되는 삶이기 때문에 우리가 잘 잊어버리는 삶이다. 그래서 일탈(逸脫)을 꿈꾼다. 여기서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진다. 일상은 일탈을 꿈꾸게 하고, 일탈은 일상으로 돌아오게 하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일상에서 일탈을 경험하듯 깨어있다면!!!! 그러면 성찰한 삶이 되는 것이다.

성찰이 일상과 일탈을 하나의 띠로 묶어줄 수 있는 저울이 될 것이다. 일상에서 영혼과 몸이 깨어 있을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은 지금보다 훨씬 살아 움직일 것이라고 믿는다. 분명, 우리는 다음 단계로 한 걸음씩 ‘생활’이라는 발자국을 만들어 길을 걷고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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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詩』 초판본, 마흔여덟 번째 시!

48밤.jpg “AI생성 이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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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주는 선물


시인은 밤늦게까지 깨어 있었던 모양이다. 밤에 자신을 사색하고 객관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었을 테니 충분히 이해한다. 고요와 침묵이 주는 힘이 있다. 그때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도 있을 테지만 시인은 온전히 자기의 내면과 하나가 되는 소중한 시간이었던 것 같다. 그 마음, 나도 같은 마음이므로!!

방 안에서 고요히 밤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다가 ‘당나귀’ 울음소리가 일어나고 그 소리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다른 소리를 깨운다. 아버지, 어머니, 애기까지 소리를 내며 밤이 소리에 쌓이도록 만든다.

잠시 뒤 소리는 가라앉고 시인은 고요히 자기의 내면으로 돌아온다. 그저 관찰자처럼 소리의 흐름을 따라 간 뒤 다시 내면으로 돌아온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 명상이 이루어진다. 명상할 때 주변 소리에 신경이 쓰이고 잡생각들이 들어오기 마련이다. 그때 모든 생각과 소리를 관찰자처럼 바라보면 된다. 어떤 평가도 하지 말고 바라만 보면 된다. 그러면 조용히 소리와 생각들이 강물처럼 흘러가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꾸준히 하면 고요와 침묵이 주는 고마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주변이 아니라 자기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고요와 침묵의 힘을 말이다. 그 능력이 밤에만 발휘되는 게 아니라 내 몸이 공간으로 흘러 들어갈 때 어디에서든 발휘된다면 좋겠지만 나는 아직 수행이 부족해 고요와 침묵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나도 밤을 좋아한다. 요즘에는 초저녁부터 잠이 쏟아지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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