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뜨는 그날까지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詩』초판본 -「슬픈 족속」과「눈 감고 간다」

by 데미안에너지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詩』 초판본, 열다섯 번째 시

15슬픈족속.jpg “AI생성 이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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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끈, 살아가는 사람들


이 시는 슬픈 우리 민족을 얘기하고 있다. 흰색 옷을 입어서 백의민족이라 했다. 무명이 비단보다 쌌고 백성은 색깔 옷을 입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색깔마저 차별당하던 신분제도가 존재했던 시절!

그 모든 걸 사라지게 만든 일제 강점기! ‘흰 띠’로 ‘가는 허리를 질끈 동이’고 간다. 뒷모습만 떠오르는 그 가는 허리를 ‘질끈’ 매고 간다. 그래도 살아가는 그 모습을 보며 시인은 무엇을 생각했을까?

21세기에도 ‘슬픈 족속’은 존재한다. 다른 형태로 슬픈 족속은 늘 존재해 왔다. 그리고 또 ‘질끈’ 살아간다. 언제쯤 슬프지 않은 족속으로 살 수 있을까! 흰색이 유난히 슬픈 시다. 흰색이어서 슬픈 시다. 검은색이면 이 정도로 쨍~하게 슬프지는 않았을 텐데…….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詩』 초판본, 열여섯 번째 시

16눈감고간다.jpg “AI생성 이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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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담은 씨앗인가


시인은 왜 ‘눈을 감고 가라’고 했을까? 눈을 감아야만 자신을 조용히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화자는 ‘태양을 사모’하고 ‘별을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눈을 감’으라고 했다. 자신을 마주 보고 성찰의 길을 가려면 ‘밤’을 제대로 인지해야 한다. 두려움을 극복하고 용기를 내어 ‘밤’을 직시해야 성장할 수 있다.

그런 다음 각자 가지고 태어난 ‘씨앗’을 뿌리면서 가라고 한다. ‘씨앗’ 속에는 이미 나무가 들어 있다. 애벌레 속에는 이미 나비가 들어 있는 것처럼. 우리들도 내면에 성찰의 힘이 있다. 그 힘으로 나무가 되어 숲을 이루라는 말이 아닐까!


‘발부리에 돌이 채이’면 ‘눈을 와짝’ 뜨라고 한다. 이제는 깨어나라는 말이다. ‘씨앗’을 심을 때 방해가 되는 ‘돌’을 치우기 위해 감았던 자기 눈을 뜨고 내면의 자기와 마주하라는 말이다. 진정한 자아를 찾고, 이미 내면에 존재하던 진정한 자아를 만나기 위해서는 감았던 눈을 떠야만 한다.

‘와짝 떠’야 한다. 슬며시는 안 된다. 성찰은 한 순간에 오는 깨달음이다. 온몸을 휩싸고 도는 전율과도 같은 것이다. 머리가 아니라 세포로 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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