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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성 Dec 18. 2024

(프롤로그)천재투수

꼬꼬두르즈


난 역대급 유망주라고 불리던 천재투수였다.


난 항상 마운드에서 새벽을 던지고 내려왔다.


"새벽이 뭔데?"


내가 이런 말을 할 때마다 사람들을 항상

새벽이 뭐냐고 물어왔다.


"새벽? 새벽에 멍하고 아른거릴 때 밖으로 나가면 보이는 육교를 비춰주는 가로등의 불빛 보이지?"


"그래서 무슨 상관인데?"


"난 항상 그 위를 지나갈 때마다 생각했어 이 매일 반복되는 새벽을 보고 있으면 금방 지나가버리는 순간이 있지만 그 짧은 찰나의 순간을 이겨내야 한다고."


"중2병이 빨리 오는 것도 축복이야. 그렇지?"


뭐 남들은 날 중2병이라고 하지만

난 언제나 순간을 던졌고 타자들은 내 공에 맥을 못 추렸으니까.

근데 팀이 10연패를 해도, 팀이 꼴등을 해도, 수비가 실책을 해도, 홈런을 맞아도 난 괜찮았다.

그 일이 있기 전까지..




* * *




"윤지환 선수 와인드업!."


'후.. 이번에는 직구'


"흡. 훅"


"스트라이크!!!"


윤지환의 역동적인 투구폼 끝에서 감아져 나오는 직구의 위력은 대단했다.


"160.. 160km입니다!!! 하위권 꼬꼬두르즈가 작년에 1차 지명한 윤지환선수죠. 아직 신인인데 벌써 160이라는 벽을 넘었습니다!"


윤지환이 속한 팀은 꼬꼬두르즈.

만년 하위권팀이다.

90년대에 우승을 한 팀이긴 하지만 그게 처음이자 마지막일지 아무도 몰랐다.

그래도 꼴등의 내공으로 쌓인 신인드래프트에서 고교 최대어들을 많이 가져오긴 했지만

손대는 선수마다 전부 망해버려서 마법의 손이라고도 불렸다.


그러나 작년에 뽑은 윤지환의 160km의 직구는 그들을 욕하던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하하.. 요놈 물건이네.!"


"그렇죠? 저도 공 받을 때마다 여기가 MLB인지 헷갈려요 근데 싸가지가 부족하긴 한데 언젠가 손봐줘야죠 하하."


별거 아니라는 듯 말하는 타자였지만

속으로는 그렇지 못했다.


"주자는 1,2루 원 볼 2 스트라이크. 투수에게 유리한 상황입니다."


'8회 말 6대 1. 이 망할 팀 타자들을 언제쯤 득점지원을 해줄까..'


8회 말 지고 있는 상황에서 앞선 투수가 만들어주고 간 주자를 선물로 주며 윤지환 선수를 처음 등판 시켜 모든 야구팬의 관심이 쏠렸지만

이제 막 입단한 신인선수에게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다.


'커브..? 흠.. 유리한 볼카운트이긴 한데 한성태 선배는 블로킹이 별로란 말이지.."


꼬꼬두르즈의 포수 한성태.

입단 당시 수비와 타격에서 모든 구단의 관심을 끌었지만

마법의 손에 의해 모든 게 망가져버렸다.


"요놈 봐라 포수를 믿어야지 뭐 하는 거야"

그런 한성태는 자신을 무시하는 듯한 윤지환의 싸인 거절에 화가 잔뜩 찬 채 마운드로 올라갔다.


"어? 포수 마스크를 벗고 마운드 위로 올라갑니다."


"야 이놈아 날 믿고 던지란 말이야.!"


'엄.. 믿을 수 있어야지 이 양반아.'


어느 누구라도 블로킹이 안 되는 포수한테 위험한 선택을 내주고 싶지 않을 거다.

더군다나 유망주로 불리던 포수의 몰락은 모두를 놀라게 했고

포수 본인도 그것 때문에 신경이 쓰였다


"명심해 마운드를 책임지는 건 투수가 아니라 포수야 포수."


"넵!


'내가 언제까지 이런 수모를 당하나 보자..'


한성태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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