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산책

-선생님 일기장-

by 키다리쌤

꽃들이 피었다. 펑펑 터지는 꽃들이 꼭 나를 보러 오라고 말하는 듯해서 토요일 저녁 아이들을 이끌고 산책을 나갔다. 점심 때부터 친구들이랑 마라탕 먹고 축구 하고 있던 둘째도 엉겁결에 따라왔다. 대공원 한바퀴를 돌자며 길을 나섰는데 저녁이라 불빛도 반짝이고 꽃들도 불꽃놀이 하듯 펑펑 꽃을 피워내고 있었다.


다만 둘째는 하루종일 놀다가 와서 다리가 아프다고 했다. 축구할 때는 안 아프고 꼭 산책갈 때는 아프냐며 핀잔을 주었는데 점점 느려지는 것이 더 산책하는 것이 힘들 것 같아 돌아서 오는데 너무 힘들어 하는 둘째를 첫째가 냉큼 업어 주었다. 그렇게 한참을 네 아이와 걸어가는데 뒤에서 할머니 두분이서 말씀하셨다.


“아빠니까 저렇게 큰 애를 업지? 요새 사람들은 책임지기 싫어해서 아이를 안 낳는다니까.“

할머니들 말씀에 내가 말을 이어 받았다.

“아빠가 아니라 첫째 아이가 둘째를 업었어요. 동생이 아프다니까 업어 주네요. 나이 차가 좀 나니 키 차이가 많이 나네요.“

할머니들이 아이가 넷이나 되냐며 신기해 하셨다. 키울 때는 힘들지만 다 크면 너무 좋다는 말씀도 빠짐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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