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둥이네
첫째가 대치동 학원에 가고 싶다고 했다. 망설이다 먼저 다니는 친구 따라 보내주었다. 학교 끝나면 학원에 가야 하는데 일하는 엄마는 도시락 싸줄 시간이 없어 도시락을 주문해 주었다. 소소한 식당에서 늘 먹는 치킨 마요 덮밥으로…
아이는 늘 일관되게 치킨 마요 덮밥을 먹었다. 엄마인 나도 별다른 고민 없이 학원 가는 날에는 치킨마요덮밥을 네이버를 통해 주문하고 찾아가게끔 해 놓았다. (좋은 세상이다. 클릭 몇 번으로 샤샤삭 도시락이 준비된다) 가끔씩 다른 메뉴는 어떠냐고 물어도 아이는 치킨 마요가 맛있다며 그냥 시켜달라고 했다. (우영우가 늘 먹던 김밥이 생각났다. 혹시 이 아이도…)
하루는 엄마인 내가 도시락 주문을 까먹었다. 그날따라 일이 바빴다. 그런데 학원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아이를 만났는데 아이는 소소한 식당에서 도시락을 먹었다고 한다. 엄마가 주문 안 한 줄도 모르고 평소처럼 사장님께 도시락 달라고 하니 사장님이 “어 그래! 잠깐만!” 하시더니 주셨다고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런 기이한 일이… 다음날 소소한 식당 사장님께 전화를 했다. 어제 아이가 돈 안 내고 밥을 먹은 것 같다고 했더니 사장님께서 오랜 단골이라 서비스로 주셨다고 안 받겠다고 하신다. 한 식당만 한 메뉴만 고집하는 아이를 기억하신 모양이다. 공부하느라 만사가 귀찮은지 우영우처럼 약간의 똘끼가 있는 것인지 바쁜 엄마는 굳이 따져 묻지 않기로 했다.
각박한 세상 속에 따뜻한 미담 하나쯤으로…
아이와 깔깔깔 웃으며 넘기는 해프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