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벅버벅 컴퓨터 작업

by 키다리쌤

이십 년 전에 학교의 모든 문서가 컴퓨터 작업으로 바뀌던 시기에 나이 지긋한 선생님들께서 컴퓨터 때문에 명예퇴직을 해야겠다고 하셨다. 그때는 이게 그렇게 어렵나?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40대 중반인 내가 그렇다. 컴퓨터로 성적 입력하는 나이스를 할 때 실수를 하게 되면 그 실수를 젊은 사람들처럼 빨리 찾기가 어렵다. 컴퓨터 작업을 하기 위해 젊었을 때보다 몇 배로 더 노력을 해야 한다.


엊그제 나이스 담당 선생님께서 내가 저지른 치명적 실수를 알려주셨다.(평가 기본 표기를 잘함, 보통, 노력요함으로 해야 하는데 동그라미, 세모, 네모 옛 방식대로 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을 동동 굴렀다. 그러나 오랜만에 나이스 작업을 하는 나는 심지어 4세대 나이스로 바뀌고 나서는 문제를 알고도 해결이 안 된다. 결국 나이스 담당 선생님이 문제 원인을 알아보시고 해결해 나가시는데 민폐도 이런 민폐가 없다. 동학년 전체가 성적을 지워야 하고 다시 시작해야 하는 번거로움에 부딪쳤다. 에고고~ 너무 미안하고 이런 날은 내가 너무 어리석어 보인다.


이제 12월 성적의 달이 돌아왔다. 일찍 집에 가긴 틀린 것 같다. 오랫동안 학교를 쉬고 온 만큼 더 많은 시간을 노력해야 한다는 당연한 논리지만 마음만큼은 20대인 데 따라주지 않는 몸과 머리가 야속한 요즘이다. 마감날에 임박해서 서두르다가 실수하지 않도록 거북이처럼 느리게 꾸준히 가봐야겠다고 마인드 컨트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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