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교장선생님이 새로운 학교로 발령받아 오시면 교장실이 화분으로 가득 찼다. 그 당시 하나, 둘, 셋, 넷 하나씩 숫자를 세다가 포기를 했었다. 정말 많이 온 화분을 보며 저걸 돈으로 환산하면 대체 얼마야 하면서 머릿속 계산기를 두들겨 보곤 했다. 삼십 개는 족히 넘어 보이는 화분 속에는 꽃까지 화사하게 핀 난 화분들도 많아 삼만 원씩 쳐도 백만 원이 넘었다. 화분을 잘 가꾸시는 분들이 계시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하나씩 시들어 가는 화분을 보며 정말 돈 아깝다는 생각을 했었다. (허례허식! 이 떠올랐다.) 친하다는 분들은 다 친분의 표시로 보내셨겠지만 교장선생님께 잘 보여야 했던 분들도 보내셨을 테고 젊은 시절의 초임교사였지만 방 하나를 채운 화분이 다 누군가의 호주머니에서 나온 돈일 테고 필요보다 과한 화분이 억지스러워 보였다.
최근에 복직을 하고 온 학교! 교장선생님이 새로 오셔도 교장실이 깔끔하다. 김영란법을 통해 학교는 허례허식이 많이 사라졌다. 교장실로 배달 오던 화분도 스승의 날 아이들이 가져오던 선물도 싹 사라졌다. 누군가는 정이 없다고 할지 모르겠으나 과거에 비해 사라진 선물 문화가 너무나 고맙고 반갑다. 스승의 날마다 책상 위에 놓인 선물을 보며 아이들이 부모님과 고민하며 산 정성을 생각하면 돌려보내기는 곤란하고 받자니 뇌물 같아 난처한 상황이었다.
나 또한 교사이면서 네 명의 학부형이기에 지난 스승의 날에 무슨 선물을 드릴까 고민 없이 평소에 감사한 마음을 담아 문자를 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