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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프러스(키프로스) 아저씨

베른라이프

by 키다리쌤

한국말로는 키프로스/ 영어로는 사이프러스

사이프러스에서 온 아저씨를 처음 만난 것은 이번 겨울 그리스에서였다. 사실 이 날 나는 처음 ‘사이프러스‘라는 나라를 알았다. 남편이 길거리에서 가족 사진 찍는 것을 누군가에게 부탁드리려는 찰나에 선뜻 다가와서 찍어주신 아저씨는 우리가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한국 괜찮냐며 정세에 대해 물으셨다. 그러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중에 남편이 한국이 남북으로 갈린 것처럼 사이프러스도 똑같지 않냐는 질문에 아저씨는 발끈하셨다. 아니라고 사이프러스는 하나라는 강경한 아저씨의 입장을 통해 친절하고 순박한 사람의 단호함을 보았다. 결국 사이프러스에 대해 찾아보니 그리스계 사이프러스 입장에서는 북쪽에 위치한 튀르키예가 사이프러스 섬 북쪽 지역을 잠시 침략한 것으로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최근에 만난 또 다른 아저씨도 사이프러스인이었다. 우연히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자신의 딸 둘은 20살이 다 되어 이제는 어른이 되었다며 다 떠나니 혼자가 되었다고 하신다. 내가 아이 넷에 아침에 도시락 싸랴 낯선 환경에 힘들다고 하면 이야기 들어주랴 아프면 병원에 데리고 다니랴 바쁘고 힘들다고 어서 컸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더니 지금이 좋은 때라고 귀여운 아이들을 볼 수 있는 황금 시기를 즐기라고 하신다. 이때부터 왜 그랬는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처음 본 아저씨 앞에서 눈물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이상하게 멈출 수가 없었다. 이어서 아저씨는 지금 최선을 다해 아이들을 키워 놓으면 훈장처럼 자부심으로 평생 남는다며 응원을 해 주셨다.


이어서 사이프러스에 놀러 오라고 나라 홍보를 하기 시작하셨다. 사람들도 다들 친절하고 안전하다며 호텔 가격도 싸고 해산물을 포함해 외식비도 저렴해서 휴식하기 최고라고 하신다. 베른에서 비행기 타고 가도 비행기 가격도 30만원 혹은 40만원대로 살 수 있다. 여행사를 하시는 것도 아니고 우리는 다시 만난다는 기약도 없고 본인에게 돌아가는 것은 아무것도 없음에도 아저씨의 사이프러스 깨알 자랑에 이제 거의 넘어갔다. 다음번에는 사이프러스에 가 볼까? 하는 생각이 드니 말이다.


나도 둘째 생일 기념 선물로 기왕이면 한국 기업과 한국 음식을 홍보하기 위해 내돈내산으로 산 초코파이와 김으로 포장해서 반친구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그리고 외국인들이 한국 간다고 하면 여행 정보도 보내 주고 아이도 넷 낳았고 한 애국심 하는데 사이프러스 아저씨들한테는 진 것 같다. (애국심면에서는 아저씨들이 이기셨어요^^)

둘째 생일 기념 선물(친구들에게 나눠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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