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보다 배꼽(MTB 자전거)

스위스 라이프

by 키다리쌤

둘째가 반친구들이 산악자전거를 타러 자전거 공원에 자주 간다며 산악자전거를 사달라고 했다. 처음에 스위스에 왔을 때는 산악자전거는 다칠까 봐 무서워서 안 탄다더니 일 년이 지나자 마음이 편해졌나 보다. 친구들도 산악자전거를 즐겨 타는 스위스 문화에도 말이다.


집에 자전거가 사람별로 6개나 있는데 산악자전거는 서스펜션이 있어야 한다고 그냥 자전거는 안 된다고 해서 남편과 산악자전거 검색에 들어갔다. 이럴 때는 취미 부자 남편이 참 유용하다. 어떤 산악자전거가 좋은지 어떤 브랜드가 좋은지 아무것도 모르는 나보다는 낫기 때문이다. 둘째 친구들도 괜찮은 자전거사진을 보내오고 한동안 산악자전거 사기 위해 사방팔방으로 노력했다.


결국 고심을 하던 우리는 스위스 중고 사이트에서 사기로 마음먹고 어느 아저씨의 산악자전거를 샀다. 스키를 타다가 다치셨다고 이제 자전거는 앞으로 쭉 안 탈거라고 하시는데 나는 살짝 무서웠다. ‘혹시 자전거 타다가 다치신 것은 아냐? ’하고 말이다. 그러나 한 번뿐인 인생 도전도 안 해보고 틀어박혀 살 순 없으니 결국 남편은 다친 아저씨 대신 나온 아주머니와 가격 흥정을 하며 실랑이를 하다가 전화로 가격 내릴 생각이 없다는 아저씨의 단호한 말에 자전거를 그 자리에서 사고 말았다. 아저씨가 처음 제시한 300프랑에. 그냥 보기에는 멀쩡해 보였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가져와서 자전거 수리를 맡겼다.


둘째가 얼른 친구들과 토요일에 자전거 타러 가고 싶다고 해서 우리는 여행 가기 전에 자전거를 수리점에맡기고 갔다. 자전거 수리하는 아저씨는 정작 중요한 기어 같은 것에는 문제가 좀 있다는 말만 남기고 이것을 교체하면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며 손도 못 대고 자전거 손잡이, 전체적인 안전 체크만 하고 200프랑을 때려 놓았다. 하하하~ 인건비가 비싸기로 유명한 곳이라는 것을 잠시 잊고 있었나 보다. 아무 생각도 없이 비교하지도 않고 덜컥 자전거를 맡기다니~ 내가 한심해 보이고 아저씨가 수리한 것이 마음에 안 들어도 돈은 내야 했다.


집에 와 계산을 해보니 중고 자전거 300프랑에 수리비 200프랑 (기어는 또 돈 들여 고쳐야 할지 모르는 불완전한 수리) 총 산악자전거에 들어간 비용이 500프랑을 이었다. 차라리 700프랑 하는 새 거 살 걸~ 남편과 둘이서 후회를 했다.


조만간 친구들이 알려준 합리적인 가격의 자전거수리점에서 기어를 확인하러 갈 예정이다. 새 자전거의 가격을 넘어서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작가의 이전글실패 학교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