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혜

스위스 생존 요리

by 키다리쌤

한국에 살 때는 식혜는 사먹는 음료였지 만드는 음료가 아니었다. 이제 스위스에서는 비싸고 구하기 힘들어 식혜는 자주 못 먹는 음료가 되었다. 가끔씩 설날이나 추석 명절에 권사님들이 해오신 것을 먹곤 했는데 지난 일요일에 교회 권사님이 새해 기념으로 해오신 식혜를 먹다가 집구석에 일 년 넘게 처박혀 있던 엿기름이 생각나 먼지 털어 꺼냈다. 문제는 한국을 떠나올 때 산 엿기름을 넣는 베보자기가 너무 작다는 것이었지만 작으면 두 번에 걸쳐 우려 내면 그만이었다.

구글 검색창을 열어 식혜 만드는 방법을 찾았고 유튜브도 이것저것 보았다. 만드는 방법은 간단했다. 엿기름을 베보자기에 넣고 그것을 다시 물 4-5L에 넣어 우려낸다. 우려낸 물을 밥솥에 넣고 설탕 한 스푼과 밥 두 공기와 함께 네 시간에서 여섯 시간 정도 보온 기능으로 두면 된다. 이렇게 삭힌 엿기름물을 냄비에 넣고 십분 정도 설탕 반컵과 끓여 내면 끝이다. 겨울이니 밖에 몇 시간 두었다가 냉장고에 넣으면 시원한 식혜가 된다.


어제와 오늘 두 차례에 걸쳐 식혜를 만들어 놓았더니 하루가 지나기 전에 아이들에 남편까지 냉장고의 식혜를 가만두지 않는다.


요즘과 같이 한국 음식 생각이 간절한 연말과 곧이어 다가올 설날을 생각하며 식혜 한잔으로 아쉬운 마음을 달래 본다.